[발제2] 작심삼일 중 이틀째다.

by 홍기자 입니다

해산물 새끼들이 월요일은 즐거워 아무리 떠들어대도

역시나 월요일은 다소 뻐근하다.


많은 사정과 상황이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지는 월요일은 더더욱 그렇다.


보통의 월요일이라면 도청에 들러 발제거리를 찾으면서, 동료들과 수다도 떨며 지낼텐데

오늘은 몸담고 있는 회사의 21번째 생일이었다.


창간 축하를 하는 자리에서

쏟아지는 숫자들의 나열에 여기가 경매소인지 언론사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저 지긋지긋한 숫자가 없으면 내 통장도 가련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은 고고하고 싶은가보다.


아싸 중에 인싸, 인싸 중에 아싸인지라

한달에 한번이나 볼까 말까한 머나먼 선배들의 우르르 등장은 결국 입을 닫고 어깨폭이 좁아지고야 만다.


그렇고 그런 하루였다는 말을

이렇게 길게 늘려쓰는게 작가들의 일이구나 싶어서

역시나 내가 할 일은 아니다 싶고 자꾸만 꿈의 폭을 좁혀나간다. 내 어깨폭처럼.


남의 글만 써온지라

내 글을, 내 일을 쓴다는 게 이렇게 쑥쓰러운 일인지

작심삼일 이틀째 깨달아본다.


이나이 먹고도 깨달을게 있어 좋다면

약간 변태성향일까.


무려 이틀이나 연달아 글을 쓸 수 있도록 힘을 준

나의 알록달록 독거미 키보드 F99에게 모든 영광을 밀어넣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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