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3] qkf로 시작하는 요즘.

by 홍기자 입니다

나 자신 장하다. 참 장하다.

돈쓰는 거 말고 3일을 채운게 없는데. 그래. 이제 시작이야 레츠고 레츠고 승리를 위하여 레츠고 레츠고.


발제의 발을 처음 쓰면 기본 영타부터 나오니 qkf로 시작되는 오타부터 마주하게 된다.

약간 있어보인다. 큐케프 뭐 이렇게 괜히 명명하고 싶어지고.


개소리가 긴 이유는.

오늘 하루도 어김없이 바빳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휴가를 떠난 선배의 빈자리를 2주만 메꿔달라고 부탁받고 시작한 라디오가

조만간 1년을 채울 지경이다.


막내기자땐 라디오 하는 동료 기자들이 그렇게 멋져보이던데

내가 해보니, 역시 멋졌다.

물론 대타역으로 사용될 때만.


분명 2주만 하다 맛만 보고 사라질 예정이었는데.

요즘 인력난이 라디오국에도 극심한가 싶다.

나에게 하반기 개편때 같이 하는건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온 것.


책임감 따위 없어서 재밋었던건데 갑자기 책임감을 덥썩 안겨주시다니요.

당연히 거절했다. 정말이다. 믿어달라.


하지만 인력난이 극심한 라디오국과 그 짜디짠 출연료라도 벌어야 했던 나의 싸움에서

당연히 내가 졌다. 당연하다. 내가 최약체거든.


시사프로그램에서 시작했지만, 현 정부의 예산삭감빔에 쓰러진 프로그램을 뒤로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이 또 생겼다. 나는 또 끌려갔다. 아니 감사하게도 또 쓰임을 받았다.


하지만 하루 두번, 녹방과 생방은

전문 방송쟁이가 아닌 나에겐 너무 고역이다.

오전 업무를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내 회사도 아닌 곳으로 내 기름값을 들여 열심히 달려가

그와중에 최선을 다하는 나, 너무 하여자야....


늘 즐거울 순 없을까?

하던 일이라 괴롭다기 보단 늘 즐거울 순 없을까?

그게 고민이다.

그게 숙제고.


다 이룬것만 같은 착각의 밤이다.

오늘도 독거미 타건음이 나를 성실의 길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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