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20181113. 새 - 천상병

by Anthony

[1113] 013_새_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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