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여기저기 찢긴 배낭을 들고
키 큰 자색 나무가 가득한 숲 속으로
햇빛도 비치지 않는 이곳
나침반 하나 믿고 들어간다.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며
걸어가길 수 시간
이 나무 저 나무 가까이 갈수록
이상하게 팽팽 도는 나침반
그런 줄도 모르고 처음 본 방향대로
쭉쭉 나아가다 갑작스러운 통증
나침반의 자침이 돌다가 튕겨나가
내 팔등을 베고 지나가는 느낌
나무는 모두 번개를 머금어
가까이 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하는데
자침 없는 나침반으로 저 산 끝에
어떻게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