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오늘 하루 1313번의 선고>

by 메아리

최근 한 달 중에서 가장 많은 횟수로
나에게 판결이 떨어졌다.
근거가 있었을까?
아니.
내가 피고인이자 검사이자 판사였으므로
근 열세 시간 동안 나는
변호인 없이 1313번의 선고를
묵묵히 받아내었다.
받은 선고만큼 나는
물속에서 숨 막힘과 짓눌려
심장마저 쪼그라든다.
잠깐의 휴정이 반갑게 느껴지지만
다시 열릴 재판에 체액이 밑으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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