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썩거리는 파도와 함께
흡…하….흡…하……
마지막 지상에서의 흡기를 끝내고
아래로 내려간다.
눈을 감아도 물의 색깔이 선명하다.
돌고래의 지느러미를 닮아
힘차게 내려가는 그녀의 온몸에는
점점 차가워지는 검푸름이 짙어진다.
그녀의 꼬리는 바다의 DNA를 주장하지만
그녀의 폐와 머리는 결별했던 지상을
구질구질하게 붙잡으려고 떼를 쓴다.
태초의 어둠으로 들어가는 것을 실패하고
수면과 이어진 줄을 등불 삼아 다시 돌아
올라온다.
인어공주는 점점 인간이 되어가
목을 부여잡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아가며
아직 남아있는 돌고래의 그것을 빌려
지상으로 올라온다.
목을 부여잡는 순간 바다에 박제가 될 것이므로.
수면 위 부이를 잡고 살아있음을 시험받는다.
모두의 걱정 어린 시험을
파란 입술이 발갛게 돌아오고 눈을 맞추어
오케이 할 때야 합격받는다.
그렇게 인어공주가 되고자 했지만
다시 인간이 되고 만 것이었다.
그리고 또 그리워서 내려가겠지.
태초의 검푸른 어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