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 글과 세계에 대한 욕심과 감상

by 메아리

침대에 엎드려 베개에 머리를 괴고 아이패드를 펴서 키보드에 손을 올린다. 여기에 어깨만 조금 후인하강하면 너무너무 나쁜 자세까지는 아니 간다. 이 상태에서 눈을 감으면 화면이 펼쳐져 반쯤 자고 있지만 손가락은 발성기관이 되어 필터링 없이 아무 말이나 뱉어낸다. 오늘은 시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를 것을 세 개를 토해내었다. 나의 바닥, 나의 꿈, 나의 갈래길. 혹은 나를 빼고 누군가를 집어넣어도 상관없어. 그러나 때로는, 아니 사실 대부분의 주인공은 나이오만 조금 더 욕심을 발휘하여 더 내가 주인공이고 싶어하오. 그러나 그것을 알지. 내가 사라져야 공간이 남는다는 것을. 내가 사라지려면 나를 깎아 쳐내어 저기 감시석으로 남기면 좋을 것인데, 부디 그 자리는 도개교 바로 위 성벽에 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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