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정심을 유지하는 쉬운 방법

HOW TO SHIFT

by 알버트

학생들 사이에는 많은 일이 벌어진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어떤 갈등은 교사의 중재를 요구할 정도로 커지기도 한다. 교사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생 생활지도를 하고, 학급 아이들 사이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이런 문제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에너자이저가 되어야 한다. 무례하고, 분노에 차있고, 서로 싸우고, 끊임없이 문제를 만드는 아이들은 교사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그러나 교사는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 학생들을 보면서 요동치는 심장과 아득함, 떨리는 마음은 접어두고 휘몰아치는 감정을 잠재우며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만드는 문제 상황에 융통성 있게 대처하고, 슬기롭게 해결하며, 분주하고 복잡한 학급에서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고자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


학생들이 빚어내는 화음은 다채롭다. 알고 보면 제 각기 의미 있고 각별하다. 서른 명이면 서른 가지 색으로 빛나며, 색의 배경 또한 다르다.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모두 다른 까닭에서 비롯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들을 읽고 해석하고 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힘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일에 대한 감각이 발달해 있어서 아이들의 복잡한 관계와 역동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사는 행운아이다. 그런데 어떤 교사가 학생의 태도를 보면서 ‘자신을 무시하거나 공격하는 것’으로 해석하게 되면 감정을 통제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혹시라도 학생들을 향해 화를 내거나 억압적인 태도를 보이면 그땐 학생들이 존경이나 권위 그리고 신뢰의 대상으로 교사를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교사는 자신에게 어떤 상황이 펼쳐질 때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직 중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교사들은 평온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제각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용했다. 나의 경우에는 아이들의 태도나 문제 상황을 보는 내 관점을 바꾸는 방법을 즐겨 썼다. 가장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학급의 소란스러움 속에서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보며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평온한 교실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내 눈에 비친 아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말하고 움직이고 무언가를 서로 주고받으며 열심히 사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그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빙긋 웃음이 났다. 운이 좋았는지 아니면 선생님이 악의 없는 눈으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럴 때 나의 학생들은 결코 다투지 않았다. “선생님 뭐해요? 왜 우리를 그렇게 봐요?”하면서 순진하게 묻곤 했다. “아냐 아무것도, 너희들이 너무 이뻐서 정신없이 봤네”라고 말해주면 아이들은 한껏 으쓱했다. 자신들이 선생님으로부터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아서 그랬을까?


아이들의 태도가 무례할 때는 선생님도 기분 좋을 리 없다. 그럴 때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한발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벌렁이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상처 받은 자신을 돌아보며 떨어진 기력도 끌어올릴 수가 있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감정을 배제하고 학생들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아이들의 행동을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할 힘을 얻을 수 있다. 학생의 무례한 태도를 다르게 바라보는 것은 교사인 자신을 보호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녀석들이‘아직 아이들’이라는 생각을 하거나, ‘나는 성인이자 어른이다, 저들 역시 내 나이가 되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저 아이들도 성장하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더 나아질 것이란 것, 때가 되면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고 지금보다는 더 나은 태도를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을 자신에게 납득시키려 노력한다. 특히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을 보면서 ‘이 아이가 무언가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거나, ‘아이가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지?’하는 고민을 하면, 벌떡거리는 마음이 효과적으로 진정된다. 천천히, 그리고 곰곰이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화가 나기보다 평정을 찾을 수 있고 그 아이를 자세히 살필 수 있다. 아이를 지켜보며 ‘어떤 도움을 줘야 하나’ ‘이런 어려움을 열두 살 네가 겪고 사느라 선생님한테 이렇게 행동하는구나’ 같은 생각을 하노라면, 아이가 하는 행동에 상처 받지 않고 흔들리지 않으며 날 선 마음도 가라앉는다.


또 교사로서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방법은 '아이를 어여삐 여기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었다. '측은지심'은 나의 성난 마음을 가라앉히고 관계가 조금 더 부드럽게 변하도록 도왔다. 교사는 매일 다양한 수업, 해야 할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서로 다른 배경의 학생들을 돌보아야 한다. 학교 밖에서 보면 교사는 받은 월급만큼 당연하게 일해야 하는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나, 그 일이 그리 간단하고 쉽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는 문제 상황에 직면할 경우 자신을 통제할 기술을 발달시키는 것이 좋은데, 그 방법으로 나는‘그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사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처럼 어느 날 이 우주에 왔고, 각기 다른 부모 아래 태어나고 자라, 일정한 시간이 되면 내 곁에 오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나고 자라 결국 죽음을 향해 가는 여정 속에서 선생님인 나와 스치는 인연으로 내 앞에 온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런 그들과 나는 이렇게 살아있는 시간을 나누고 만들어가는 찬란한 인연이라 생각해 본다. 무심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내 앞의 아이들이 그저 아프도록 예쁘고 제 길을 가는 사랑스러운 생명체로 느껴졌다. 아이들과 내가 어떤 인연으로 아웅다웅 부대끼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선생님인 나도, 내 앞에서 오물거리고 밥을 먹는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이 모두 귀하고, 제 자신으로 증명받고 싶어 하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시도해 보아도 좋을 방법 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