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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버트 Jun 07. 2021

간절

 이재무

삶에서 '간절'이 빠져나간 뒤

사내는 갑자기 늙기 시작하였다

활어가 품은 알같이 우글거리던

그 많던 '간절'을 누가 다 먹어치웠나

'간절'이 빠져나간 뒤

몸 쉬 달아오르지 않는다

달아오르지 않으므로 절실하지 않고

절실하지 않으므로 지성을 다할 수 없다

여생을 나무토막처럼 살 수는 없는 일

사내는 '간절'을 찾아 나선다

공같이 튀는 탄력을 다시 살아야 한다

이재무 시집, 『경쾌한 유랑』, 문학과 지성사, 2011

리멤버 구사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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