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사진: 인도 여행 시 사진 멘토였던 우쓰라님 작품
2015년 겨울 인도 여행 사진집을 발견했다.
사진집이 나온 날, 충무로에서 사람들을 만나 식사와 환담을 즐겼다. 행복했던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그 시간을 기억해낸다. 그래서 우리가 만날 때마다 인도의 기억이 차례로 소환된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전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 사진집을 펼쳐보았다. 지난 시간이 책 안에서 말을 건다. 내 사진은 몇 개라도 선택됐을까... 사진 멘토는 사진을 편집하면서 내 사진을 보고 놀랐다 했다. 나는 노출도 전혀 맞출 줄 모르는 완전 초짜이자 생애 첫 출사지가 인도 여행이었다. 그러니 그의 말에 놀라운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인도를 간 것은, 인도를 다시 가고는 싶었으나 혼자는 자신 없었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 분들이라면 천천히 걷고, 인도 골목골목을 걸을 것 같아서였다, 또한 사진은 오래전부터 배워보고 싶었던 것이었고, 사진 하시는 분들이라면 따뜻한 사람들일 것 같아서였다.
사진 멘토는 나더러 사진을 배우지 말고, 지금의 시선을 유지하라고도 했다. 진심인지는 알 수없었지만 그 말 끝에 난 웃었다. 사진집 요소요소에 내 사진이 있다. 가슴이 벅찼다. 이보다 더 큰 칭찬은 없다고 함께 있던 사람들이 말한다, 아주 드물게 이런 말 듣는 사람이 있단다. 나로선 알 수 없는 말들이었다. 사진 역시 카메라 기술보다는 시선과 인식 태도의 문제라고도 말했다. 이 말은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상담을 했던 이력이 도움된 건지도 몰랐다. 과한 칭찬에 얼떨떨했다.
집으로 오는 길, 가슴이 뛰고 행복했던 기억.
배우고 싶었던 사진으로 칭찬씩이나 받다니, 물론 나로선 영문을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끝나 언제 다시 인도 골목골목,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는 날이 올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