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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버트 Feb 10. 2022

ADHD 아동의 학교생활 돕기

부모, 그 아름다운 이름

ADHD 아동 지원을 위해 경기도의  한 글로벌 스쿨에서 의뢰했던 상담이 종결되었다. 학교에 방문해 필요한 이들과의 상담을 마치고 오면 저녁이 되었다. 퇴근시간과 겹쳐 평소보다 훨씬 더 소요되는 시간을 넘어 집으로 돌아오면 거의 파김치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아동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학급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 했기 때문에, 일을 할 때는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부모님  분과 면접상담 포함해  6회기를 해결중심 상담 기법을 적용해 실시했다. 아동에게 영향을 미칠  있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진행했기 때문에, 그리고 해결중심 상담의 강력한 효과와 학교를  알고 있는 나의 배경 덕에 학생들이 학급에서 일으키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담 효과가 빠르다. 학부모, 학생, 학생의 담임교사 그리고 학교 관리자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집중이 필요했다. 학교에서 학생이 일으키는 문제로 학교로 들어가 통합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이런 식의 접근은 아무나 하지는 못할 것이다. 학교에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가 있지만 이들은 가족상담에 능숙하지 않을 것이다. 경험에 의하면 그랬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학교 교사로 26 넘게 했던 경험, 학부모를 많이 만나본 경험, 무엇보다 상담에 관한 공부와 훈련을 30 넘게  왔던 전력이 있어서 이런 접근이 가능했을 것이다. 앞으로는 전문가들이 많이 나타나서 학교 부적응 아동들과 부모 그리고  학생을 다루기 힘들어하는 교사들을 지원해야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외부 상담 기관으로 학교 부적응 아동이 일으키는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가는 부모들이 많다.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이럴 때 상담사는 최대한 도움을 주려 할 것이다. 그런데 경험에 의하면, 상담사들은 학교의 교사들을 협력자로 만드는 작업에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는다. 어떤 상담사들은 담임이 학교에서 하는 행동을 지적하고, 학생의 문제는 담임의 잘못된 행동에서 기인하는 양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부모는 비용을 들여 상담은 상담대로 진행했음에도 학생의 문제 행동은 학교에서 그다지 변화가 없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외부 상담기관에서 학생 문제를 다루더라도 단순하게 부모를 만나는 가족상담을 지양하고, 부모, 아동, 담임교사와 관리자까지 협력체계를 구축해서 아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나. 만약 부모로서 자녀의 행동문제로 외부 상담기관에서 상담을 받게 되었다면, 부모 역시 이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래서 가족상담을 받음과 동시에 상담사로 하여금, 자녀의 교사와 접촉해 학급에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학교 교사와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없다. 그리고 외부 상담사들이 학교 교사와 연락하는 것도 그다지 일상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필요하다. 방법은 다양하고 사람의 수만큼 창의적으로 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주의할 점은 학생이나 부모가 학생에게 영향을 끼치는 교사를 비방하거나 지적하거나 해서는 곤란하다. 그렇게 해서는 학생에게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비록 교사의 잘못이 있더라도, 학생 앞에서는 드러내기보다는 교사를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교사와는 별도로 연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무엇보다도 먼저 교사와 연락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교사가 학생에게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교사 또한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결국은 자신이 상담하고 있는 학생의 문제가 조금이나마 나아진다.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샜다. 다시 내가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 학생을 가운데 놓고 전체적인 접근을 진행한 덕에 다행히 아동은 눈에 띄게 변화했고, 학급에서 친구들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상담을 종결하는 날, 아동의 부모님은 10점 만점에 10점을 주셨다. 학생이 변화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부모가 느끼는 정도는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멀었지만 이런 뿌듯함 때문에 학교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면 나는 더없이 행복하고, 머리끝가지 짜릿하게 전율이 느껴진다. 행복이란 이런 감정일까 싶은 생각도 들고, 먹지 않아도 배 고프지 않고, 지치지도 않는다.


ADHD 아동에게는 먼저 상태를 확인하고 정도에 따라 전문가에게 진찰을 받은 후 적합한 약물을 복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학생뿐 아니라, 다른 외부기관에서 이런 성향의 아동을 만날 때는 먼저 확인한다. 이런 성향의 아동들이 다양한 환경 다양한 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보면 근본에는 조절력의 부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물로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도와야 한다. 그리고 부모와는 가족상담 및 양육 코칭을 실시해야 한다. 자녀가 이런 성향이 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양육하고 다루지 못하는 부모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방법을 찾아내고 훈련과 연습을 시켜야 나와 같은 상담자와 상담이 종결된 후에도 일상생활이 지속된다.


이 학생의 경우 부모를 만난 후 해당 아동을 만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칭찬과 지지 및 격려를 통해 아동이 상담 시간을 좋아하고 스트레스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로 독 했다. 학급에서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또는 담임교사와의 사이에서 아동이 조절하기 어려운 행동들에 대해 그 순간 취할 수 있는 행동이나 생각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가정에서도 아동이 행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양육 코칭을 실시했다.


부모와 아동을 상담한 후에는 담임을 만나 상담했고, 담임교사와의 상담이 어려울 경우 전화를 통해 아동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상담을 실시했다. 또한 이 교사를 지원할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 혹은 교감선생님 같은 관리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학교의 관리자가 이런 시간을 내 주지는 않지만, 이 학교는 가능했고, 그래서 더 효과가 빨랐을 수도 있다. 아동의 중요한 주변인으로서 가정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지지자원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은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아동에게 이들은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담자는 무엇보다 이들과 협력할 수 있어야 된다. 다른 상담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그렇다. 내가 없어져도, 아동에게 부모와 교사는 계속 접촉하는 사람이면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동 곁에 아동을 지지하고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자원들을 배치시켜 두는 것은 정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나의 경우와 같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동으로 상담을 할 경우에는, 부모와 교사는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 부모, 교사나 친구들에 의해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들을 좋은 자원으로 만들어 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다채로운 노력과 접근의 결과였는지 아동은 약 6주의 상담 기간을 거치며 행동이 매우 긍정적으로 변화했고, 학교 교사와 부모는 학생에게 일어난 변화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앞에서 말했지만 이런 때가 가장 보람차고 벅차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ADHD 아동은 지금 좋아졌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사태가 가변적일 수 있다. 그래서 부모와 교사에게 다시 행동이 악화될 수 있음을 기억하도록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상담을 하는 동안 시도했던 긍정적인 노력들을 종결 후에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다 함께 노력한 이번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 지원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있으므로, 다양하게 시도하도록 했다. 또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도 했고, 필요하면 다시 상담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지금과 같은 평온한 생활을 ADHD 아동 주변에서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기는 하지만 교사도 부모도 이제는 방법을 아니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학교에서 아동이 문제를 일으킨다 해서 단순하게 아동 당사자와 상담을 실시했다면 아마도 이런 변화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동보다는 부모가 힘이 세다. 즉 영향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부모를 아동의 문제 해결에 개입시키고, 가장 큰 조력자로 끌어들였을 뿐 아니라 아동, 담임교사 그리고 관리자를 차례로 만나면서 협력하도록 중재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학생이 같은 학급의 친구들을 때리거나 다투거나 하는 문제가 빠르게 변화했다고 본다.


한 번의 노력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이제 공은 부모와 교사, 그들에게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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