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라오스
루앙 프라방에서, 길을 가다 보면 회색 세상과 녹색 나뭇잎에서 태어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붉은색을 만날 수 있다. 처음엔 이른 아침 탁밧 의식에서 고요하게 만났고, 한 낮이 되었을 땐 삼삼오오 때론 혼자, 어디론가 향하는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만났다.
루앙 프라방에서는 길 옆 서점에 들어서는 이들이 주황색 옷을 입었었다. 비엔티엔에서는 호텔 맞은편 건물로 들어서는 그들을 만났다. 나도 모르게 그들을 따라 들어가보니, 그 역시 도서관이었다.
라오스에서 책을 끼고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은 자주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거나 흰색 옷을 입은 학생들이었다. 그 어느 곳을 가든, 책을 향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아름다웠다.
라오스에서는 국민의 95퍼센트가 불교를 믿는다고 했다. 그 깊은 속을 들어보지 않아 알 수 없으나 많은 스님들의 숫자 가운데서 가난을 면하기 위해 스님이 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대부분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남겨진 가족이나 민족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런 마음이라서 사람들의 존경을 입고 사는지 몰랐다. 한 끼의 식사를 하고, 그 한 끼를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양보하는 삶. 지극한 정신과 마음의 고양을 향한 걸음이라서 붉은 옷으로 감쌀 수 있는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