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라오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첫날 멋도 모르고 저 시장으로 들어섰다가
길 잃어서 식겁했음.
분명 외국인 부부따라 걸었는데,
한 눈 파는 사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림.
물어물어 찾아가다가
나중엔 안되어
무식하게 왔던 길, 그 먼 길을 돌아 돌아 걸어서 다시 찾아감.
저 입구를 찾았을 때의 기쁨이라니,
사람에 떠밀려 다니다가 떠밀려 어리론가 갔다 옴.
호텔 직원으로부터 나이트 마켓 소리를 듣는 순간,
오호~ 그래요? 싶었음
그래서 나가보았더니
낮의 그 자리에 시장이 들어서 있음
사람 정말 많다.
실제 보면 마치 물밀듯이 밀려옴
저 남 푸 까지 돌아오는 게 미션,
호텔이 바로 옆에 있으므로.
남 푸 찾고부터는 느긋해지기 시작.
이런저런 우리네 시장과 별 다를 것 없는 듯하다.
대나무에 든 찰밥도 사고
자몽같이 생긴 큰 것도 하나 사고
라오 비어도 한 캔 사고 싶었는데,
분 명 한 개 달라고 했는데,
아줌마가 냉장고 가더니 큰 병으로 한 개
그것도 뚜껑을 퍽! 따 가지고,
거기다가 빨간 빨대 꽂아가지고 오심.
아~ 대체 나보고 저걸 다 어찌 쭉쭉 빨아 드시라고...
여하튼 부끄러버서ㅎ 살짝 빨대 가리고
봉지봉지 들고 호텔로 입성
찰밥, 나름 맛있었고
빨대 꽂은 맥주 컵에 따라서
그 많은 걸 다 마심, 왜냐면 반찬이 없어서...
여기까지 첫날 밤 이야기
오늘은 절대 길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함.
다시 나이트 마켓.
오~ 오늘은 어제와 달리 온 길에 쭉쭉빵빵 아가씨들이 가득하다,
우리랑 똑같구나.
멋진 아가씨들이 거리에서 상품 홍보를 하네.
아름다운 사람들이 말하면 사람들이 더 좋아하나 보다.
저기 잡힌 저 아저씨,
아니다.
내가 보니까
자발적으로 걸어 가시더라.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심.
이해함.
나도 계속 상품은 안 보이고
자꾸 사람들 얼굴이랑 몸매만 보게 되더라.
루앙 프라방이랑 비엔티엔
이름이 같은 나이트 마켓
분위기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루앙 프라방은
수공예품 위주,
점잖고 고요하고 조용하고 물건들이 매우 라오스 전통색이 감도는 것들.
지나다니는 사람은 90프로 이상이 외국인이라면
비엔티엔은
음~ 일단, 완전 완전 정말 시끄럽고
한 5백 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도 나이트 마켓 꿍꽝거리는 소리 다 들릴 정도로.
다니는 사람은 95프로 이상이 자국민
파는 상품은 거의가 공산품.
거의 축제 현장이나 근교 놀이공원 같았음.
아님,
그냥 사람들이 시원한 밤에 장 보러 나온 듯.
사람들로 미어터짐
길거리는 온갖 것들이 떨어져 매우 지저분함
그래도 이 두 얼굴 모두가 라오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라오스의 현재.
라오스의 마지막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