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베트남
아, 그러고 보니 이 호텔에서는
먼저 요구하지 않아도, 잘 제작된 지도를 줬구나.
그러니 왠지 호텔이 괜찮아 보였었지.
하노이 구 시가지에 자리 잡은 호텔에서
지도 한 장을 받아 들고 어슬렁어슬렁
참고로 구 시가지 위주로 관광지가 발달해 있다고 했음.
일단 호엔 끼엠 호수라는 곳을 찾아가기로.
가다 모르면 아무한테나 물으면
다~
가르쳐 줄 것 같지만
여기선 그게 잘 안됨.
가르쳐주긴 하는데
베트남 말로 가르쳐 줌
그래도 한국말로 알아듣고 가면 상관없음
지도 보고 따라가다 보면,
호수가 나타남
호수 주변을 느릿느릿 걸어보면
하노이 시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주로 막대 달린 하드를 맛있게 빨고 다니고
호수 주변에 널린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고
지나가는 차들이 무지 많으며
또 무리 지어 놀이를 즐긴다.
그리고 호수 주변에서 나처럼
지도 보고 길을 걷는 여행자들을 부르는
자전거, 오토바이 아저씨들과
각종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들과
라오스에서도 하노이에서도
도대체 할 일이 없이 모여 앉아있는 것 같던 경찰들
호수 주변 1시간을 도는 코스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관광을 하지는 않았지만
재빠르게 눈치를 보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밀려드는 오토바이를 운 좋게 피해가며
이틀에 걸쳐 주변을 걸었었다.
호수를 중심으로
은행, 멋진 식당들, 수많은 가게, 백화점 등이 밀집해 있고
심지어 호수 안으로 난 사당도 있고
호수 가운데 있는 불탑도 있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네온사인 가득한 밤
호수 주변
수 많은 인파가 왔다 갔다 하는 그 길에
꽤나 이름 있는 작가들인 듯한 사람들의 사진이
멋지게 전시되어 있다는 것
가던 사람들이 천천히 들여다보고
연인들도
노인들도
아이와 엄마도
그리고
나 같은 이방인들도
걷던 걸음을 멈추고
베트남을 구경할 수 있었다는 것
나는
사진도 멋졌지만
사진을 담은 그 대나무 틀과 조명에 마음을 뺏겼었다.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그렇게 자연스럽고 멋진
주변과 하나가 되는
그런 전시 틀을 보지 못했었다.
귀엽게 달린 조명까지 더 해져
어찌나 세련되고 아름답던지
사진은 그런 게 드러나지 않지만
나한텐 그게 제일 오래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