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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SOME NIGHTS

미소와 가까운 사람

안녕, 인디아

by 알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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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푸르에 도착해 메헤랑가르성을 향해 난 골목길을 올라가다 마주친 아주머니.

여러 번의 안녕과 더 여러 번의 포즈.

마지막 순간 나를 향해지어 보이던 저 미소를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웃었고 그녀가 미소 지었다.

잠시였지만 영원히 살아남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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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주머니는 잘 웃지 않으셨다.

잘 생기고 활달한 붉은 옷의 아들을 통해 맛있는 짜이와 과자를 대접해주셨다.

뒤 이어 손자가 등장했고

그리고 아름다운 며느리가 등장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아주머니.


차분한 사리에 숨은 아주머니의 마음은

봄바람처럼 따스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 번의 작은 미소를 거쳐 함박웃음으로 마무리했다.


꼭 거창하고 화려한 인사를 나누고

통성명을 해야 우리가 서로를 느낄 수 있는 건 아닌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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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내 눈을 사로잡은 사람은 계단에 앉은 소녀였다.

너무 아름다웠다.

델리 역 그 복잡한 계단의 인파 속에서도 단연코 돋보이던 인물.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열 장 넘는 사진 속에서 그 예쁘던 소녀는 단 한 번도 진심 담긴 눈동자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내가 인사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긴 할 것이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왜 그 소녀는 사진 속에서는 아름답지 않은지.


한 구석에 숨어있던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찾아냈다.

이 아주머니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저 미소를 보여주셨다.

아름다워 눈이 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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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다녀와 가장 그리웠던 것은 사람들이었다.

모든 이들이 아니라 몇몇 사람들.


왜 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저 나와 비슷한 영혼임을 알아챘던 것인지,

아니면 감춘 것 없던 그런 웃음에

자질구레한 마음들이 눈 녹듯 사라져갔던 것인지.


찬란했던 순백의 타지마할이나

블루시티라 불렸던 조드푸르의 그 깊은 블루칼라보다

더 아름다운 저음으로 나를 부르는 사람들이었다.


나를 향해 수많은 표정을 지어주시고

끝내는 활짝 웃은 모습으로 손을 흔들어주시던 아주머니를 잊을 수가 없다.

도대체 누구인지, 꼭 알고 싶은 마음이 좀처럼 꺼지지 않았던 분.


조드푸르에 다시 가게 된다면

메헤랑가르성을 향해 오르던 그 골목길에서 마주쳤던 그 집

창 가에서 나를 내려다보던 아주머니를 다시 만나고 싶다.


그리고 다시 조드푸르에 가는 날이면

이른 아침

나를 초대해 집에 들이고

달고 뜨거운 짜이 한잔과, 집에서 만든 과자들을 예쁘게 담아내어 주시던

그 아주머니를 찾고 싶다.


누군가의 미소를 보고 싶을 땐

무장 해제한 마음으로 그를 향해 웃을 것

이런 비밀을 알려준 사람들.


델리 역에서 만난 아주머니는

어찌도 그리 선하고 고운 미소를 가졌던지.


어떤 마음으로 나이 들어가야

그런 웃음을 나눠줄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여전히 그리운 사람들이다.



사람들 얼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친다.

사람을 보며 자주 웃을 것

눈을 마주치며 자주 미소 지을 것


웃음을 짓는 얼굴엔 웃음과 미소로 답하고

미소를 감춘 마음에서는 미소를 만들어 낼 것이며

미소 짓지 않은 얼굴에서는 그 속에 숨은 미소를 떠 올릴 것

그렇게 미소와 가까운 사람이 되어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