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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SOME NIGHTS

조드푸르

안녕, 인디아

by 알버트





숙소 문을 나서면 소음으로 꽉 찬 거리가 기다렸다. 그 길에는 소들과 그 소들을 피해 가는 사람들, 그리고 또 그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수 많은 릭샤들이 분주했다. 길 가에는 작은 노점들이 즐비했고, 거리를 구경하는 이방인들과 그들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를 본 조드푸르의 오후 햇살은 그 복잡하고 시끄러운 소음에 온 몸을 부르르 떨었을지도 모른다.


모퉁이를 돌면 시장이 나타났다. 길 구석구석 또 그 길을 지나가는 수 많은 사람들을 휙휙 지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두 번 가 본 게 아닌 마음이었으면, 아마도 조금 더 친근하게 웃었을 것이고 조금 더 밝고 힘차게 인사할 수 있었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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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똥으로 그득하고, "나마스떼의 다른 이름이 부디 오늘도 소똥 밟지 않기를~"이라는 농담으로 날려 보내던 멋진 사람들이 함께였던 곳. 그렇게 아직 인도에 덜 발디딘 사람의 눈에는 뿌연 공기 속을 헤집고 나타난 갑작스런 그 도시가 당황스러웠다. 언제 그랬는지 알 수 없이 배어든 그 공기를 아릿하게 그리워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다녀간 뒤 그리워했고 두 번째 그곳에 갔으니, 이로써 그동안 생각했던 실체를 확인한 사람으로서 유유히 잊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이 끝난 뒤에도 그 도시가 더 강렬하게 되살아나는 여행지는 인도를 따를 곳이 없는 듯하다. 내 경우에는 그러하다.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갔었지만 다시 그곳을 걷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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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의 시작은 델리였지만, 조드푸르 숙소 문을 나서면 펼쳐지던 그 소음과 복잡함 그리고 정신없음의 향기가 코 끝에 맴돈다. 그리고 그 속을 움직이던 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을 보면서 자주 한국의 얼굴들을 떠올려 보았다. 그 속에 숨은 내 얼굴을 되내어 보았다. 더 부드러워지고 더 단순해지고 더 밝아지고 더 욕심 없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그 이후로도 오래오래 유효하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