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것들

혼자 자란 독한 갓

by 초연

작년 겨울을 넘긴 갓이

마당 한쪽에서

혼자 자랐다고 했다


씨를 뿌린 적도

정성껏 돌본 적도 없는데


잎은 두껍고

맛은 유난히 썼다


소금에 절이고

젓갈을 넣어

김치가 되었다


첫 젓가락에

혀가 잠깐 물러난다


그래도

밥을 한 숟갈 더 뜬다


살아남은 것들은

대개

이런 맛으로

식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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