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돌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때

by 초연

강은

흐르지 않으려고

저렇게 휘어졌나 보다


돌을 피하고

절벽을 비켜

자꾸만 돌아가면서도


끝내

앞으로 간다


물 위에 비친 하늘은

급할 게 없고

산 그림자는

자기 자리를 잘 안다


여기서는

서두른다는 말이

어색하다


잠시 멈춘 사람도

흐르는 사람도

같은 속도로 늙어간다


나는 오늘

강을 보며 배운다


빨리 가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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