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내일이 멀기만 했던 오후

by 초연

종이 울리면
가방은
의미를 잃었다


숙제는
내일의 일이었고
오늘은
해가 질 때까지였다


운동장 끝에서
누군가 넘어지면
웃음부터 터졌고


괜찮냐는 말은
이미
달려가면서 했다


목이 마르면
수돗가에 줄을 섰고
차례가 오기 전까지
물소리로
시간을 마셨다


해가 기울면
그제야
집 생각이 났다


이름이 불릴 때까지
놀 수 있었던 시절


돌아보면
그게
가장 큰 자유였다


아무것도
갖지 않았는데
하루가
모자라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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