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칸

오늘의 목록

by 초연

하고 싶은 것

창을 열고

바람을 한 번 들이는 일


해야만 하는 것

메일함을 열고

제목부터 삼키는 일


할 수밖에 없는 것

괜찮다고 답하고

다음 일을 넘기는 일


점심엔

웃고


퇴근길엔

한숨을 접는다


밤이 되면

세 칸이

서로 자리를 바꾼다


하고 싶은 것은

가장 늦게 남고


해야만 하는 것은

끝까지 따라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느새

내가 된다


그래도

하루에 한 번쯤은

가장 작은 ‘하고 싶은 것’을

몰래 해본다


그게 없으면

나는

그저

해야만 하는 사람으로

살아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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