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LP

바늘이 내려앉을 때

by 초연

커튼 사이로

얇은 햇빛이 들어온다


나는

엘피를 꺼내

조심스럽게 올린다


바늘이 내려앉는 순간

작은 잡음이 먼저 웃고

그 다음에

노래가 온다


에어서플라이는

늘 그렇듯

서두르지 않는다


멜로디는 부드럽고

목소리는 오래된 담요처럼

마음을 덮는다


커피가 식는 것도 잊고

나는 한쪽 손으로

컵을 감싼다


아침은 바쁜데

이 거실만

천천히 돈다


노래가 끝나면

침묵이 잠깐 남고

그 침묵이

이상하게 좋다


오늘 하루도

크게 달라질 건 없겠지만


바늘이 지나간 자리만큼

마음은

조금 더 매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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