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에게, 내년을 약속하며

다시 피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

by 초연

바람이 불기 전부터

너는 이미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잡히지 않겠다는 얼굴로

사라질 줄 알면서도

계절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


나는

네가 뿌리내리길 바라지 않았다

다만

올해를 무사히 건너

내년에도

어딘가에 살아 있기를 바랐을 뿐


손을 놓는 연습이

사랑이라는 걸

너는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서 너는

붙잡히지 않음으로

곁에 머물렀다


민들레는

다음 봄을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날아간다는 사실만으로

내년을 남긴다


나는

너에게

오늘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바람이 다시 불 때

또 한 번

네 이름을 떠올릴 수 있기를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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