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의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는 생활에 관한 책이다.
어떤 종류의 사람에게 생활이란 이번 생은 망한 것 같다고 한참 떠들다가 회사 때려치우는, 아니 그러고 싶다는 상상을 한다거나, 친구를 만나 아메리카노를 마신다거나, 비 오는 날에는 짬뽕이라거나, 아무래도 역시 먹는 게 최고라거나, 자고 일어났더니 코타키나발루였다는 이루어질 수 없는 상상이라거나, 로또라거나 그런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뭘 해야 된다기보다, 뭘 하고 싶다 못하네 어쩔 수 없군 따위 이야기로 가득 찼다. 그래서 적당히 피식거리며 별생각 없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뭐가 부족해서 뭘 채워야 한다는 의무보다, 이제 별수 없다며 치즈케이크를 먹으며 별별 걱정하는 저자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나도 소보로빵 사서 먹었다. (18.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