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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daegeon Jan 02. 2020

누가 누굴 사용하나

미스캣의 『 고양이 사용 설명서 』

미스캣의 『 고양이 사용 설명서 』는 작고 유쾌한 책이다.


대만 일러스트레이터라는 미스캣이 얼마나 행복하게 자신의 고양이를 그렸을지 상상이 갔다. 그건 적당한 선과 간단한 색감으로 이뤄진 고양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다. 잘하려고 하지 않고, 강박을 가지지도 않고, 아주 편안하게 보이는 대로 그리되, 비교하지 않는 듯했다.


내용 또한 사실에 충실하다. 고양이 집사라면 충분히 알고 있으나, 초보자라면 모를 만한 내용이 많다.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당신도 얼른 고양이 키우세요’라는 광고 같은 문구들이 불만이다. 고양이를 데려오기 전 꼭 해야 할 고민들을 미루게 한달까. 키울 사정이 되지 않거나 앞으로 되지 않을 것 같다면 절대 입양하면 안 된다. ‘우선’이란 단어를 쉽게 쓰면 후회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집사의 생활을 바꿀 만큼 강력하긴 하다. 예를 들자면 번역가가 그렇다. 책의 옮긴이인 임지영은 『 루쉰의 편지 』, 『 역사, 경영을 말하다 』 같은 인문교양서를 번역해왔다. 『 고양이 사용 설명서 』 번역은 그녀에게 이색적인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검은 고양이 집사다.(1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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