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okdaegeon Jan 20. 2020

내가 누구죠?

이해영, 독전

처음 <독전>이라는 이름을 보고 한참이나 고민했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마약전쟁의 뜻이라는 건 원작의 존재를 알고나서였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평소 마약 따위를 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예고편에서부터 물었던 질문인 ‘이선생은 누구인가?’는 질문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선생이 누군지는 이미 눈치챘거니와 ‘이선생이 악마이고, 악의 근원’이라는 설정에 동의하지 않아서다. 지옥에서는 악마가 따로 없다.


‘이선생은 왜 그랬을까?’가 중요했다. 왜 폭파했을까? 왜 마약을 만들까? 그리고 왜 조진웅은 이선생에게 집착할까?


단순히 경찰이라서 잡으려고 했다면 명령에 따라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조진웅은 그러지 않았다. 그순간 이건 ‘마약왕 추적기’가 아니라 ‘정체성 인정과 극복의 서사’로 변했다.


그런 점에서 이선생의 존재는 생각보다 참신했다. 바다 건너온 자와 말하지 못하는 자의 만남은 마약으로 이 나라를 망쳐도 된다는 정당성을 부여하기 충분하다. 물론 내 생각이다. 더불어 왜 ost가 아드레날린으로 넘치는 음악이 사용되었는지도 이해됐다. 우퍼 짱짱한 클럽에서 출신과 말은 그다지 필요 없다.


이제는 참신함이 떨어진 드론 촬영이 너무 사용된 것 같다. 그래도 볼만했다. 사족으로 마지막 류준열의 패션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따라해봐야겠다.(2018.06.05)


매거진의 이전글 너 어디 잘못된 거 아니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