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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daegeon Jul 29. 2021

2일차

7월 28일(수)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깨어나질 않아 힘들다. 그동안 내게 집은 쉬는 공간이었다. 몇 년 전, 일이 많아 자꾸만 방에서 일을 하려했다. 하면 좋은데 업무시간에 할 수 있는 일도 자꾸 집으로 가려오려 했다. 왜냐면 저녁 시간에는 식사를 한다거나, 운동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야 하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으니까. 근본적으로는 제때 일을 마치지 못한, 혹은 일이 많은 탓이겠지만 말이다. 집이 쉬는 공간이 아닌, 일의 공간이 되자, 일이 없어도 쉬질 못하고 자꾸 딴짓을 했다. 스마트폰을 본다거나, 버리는 시간처럼 여겨지게 됐다. 제대로 쉬질 못하니 다음 날도 일도 안됐다. 그후로 기여코 집에서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재택근무여도 집 앞 카페로 갔다. 그런데 자가격리하면서 모든 게 합쳐지자,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그냥 하면 되지 않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그사람은 자신이 보는 게 오직 세상이라고 느끼는 사람일테니 그러려니 한다. 암튼 몸이 깨질 않으니, 자연스럽게 커피를 찾게 된다. 얼음 트레이는 작디 작아서 얼음 빼고 물 채워 넣을 때마다 화를 낸다. 화 내면서 시작하는 하루다.




그래도 매번 거르던 아침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반찬이야 다를 바 없지만 뭔가 들어간다는 느낌이 그나마 살만하다. 다만, 언제 회사에서 연락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 카톡을 보게 된다. 애매한 조직은 이게 문제다. 사람을 말린다. 서로가 서로에게 배려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도적도 아닌 압박에 불과하다. 밥 먹으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팟캐스트를 들어야겠다.



음악


집에 있다 보니 좋은 점을 발견했다.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뭘 들어야하나 고민하다가, 운전할 때 들으려고 모아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했다. 박화요비가 나왔고 보아가 나왔고 윤종신이 나왔다. 이승환과, GOD, 브아솔이 나왔다. 좋았다. 내일은 av를 다시 연결해서 cd로 들어봐야겠다.




확실히 일은 되지 않았다. 의자에 앉으면 엉덩이에 땀이 찬다. 그런데 나는 안다. 왜 안 되는 것인지. 하기 싫어서 그렇다. 정성이 담기지 않는다는 걸, 나 스스로 알고 있다. 집중이 안되니 더 생각난다.



운동


오늘은 링피트를 못했다. 저녁 먹고 어영부영하다가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아령 좀 들다 말았다. 몸무게는 그래도 64.4kg다. 하지만 뭐라도 해야지 싶어 닭가슴살을 주문했다. 



내일


오늘 세우려던 계획을 오늘 못 세웠다. 원래였다면 내일 휴가였다. 내일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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