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이 된다면
지금 밤 11시가 넘어가고 있고 이 시간에 일을 하고 있으니, 그리고 내일도 일을 해야 할 것 같으니 잠시잠깐 시간을 만들어 행복한 상상을 해보자.
"석병장님. 로또 1등이 되면 우리 둘 인생 앞에 있는 문제 90% 이상은 해결되지 말입니다."
거의 15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후임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물론 그때에 비해 재정 플로우는 몇 배는 커졌을지 몰라도 10억 이상이 되지 않는 이상 로또는 내 앞의 문제 90%는 해결할 수 있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로또 1등이 당첨된다면 조금이라도 더 내가 원하는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고 하루하루에 웃음이 많아지는 것 확실하다.
게다가 현재 현금 흐름 없는 스타트업 대표로 매일매일 파이팅과 절망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로또 1등이라면 쿨하게 집착을 버리고 일에 온몸을 내던질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로또 1등은 쉽지 않지. 그래도 준비는 한번 해보자. 대충 1등이 15억 원 정도로 계산해 보면, 우선 당첨을 확인한다면 1억 원은 저소득층 반찬지원사업에 기부해야겠다. 고물가 시대에 정말 필요한 정책이다. 적당히 사는 내가 밥값이 많이 올랐네 느낄 정도라면, 그분들은 진짜 힘들 것 같다.
그러고 나서 바로 하와이로 떠날 것이다. 나는 항상 따뜻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내적 욕망이 있었다. 아무래도 자취할 때 기름값 아낀다고 겨울에도 보일러 안 돌리고 잤던 나날들 때문인 것 같다. 원래는 하와이에서 한 일주일 살면서 이 돈으로 뭘 할지 고민해보려고 했다. 아마 "이야 이거 정하는 것도 스트레스네" 같은 헛소리를 하겠지.
음 그리고 대출금도 갚아야 한다. 망할 학자금 대출.... 대학원은 가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소소한 대출들도 얼른 털어버리고 싶다.
여기까지 적고 보니 기부하고, 여행 가고, 대출 갚고 뭐랄까 지금이라도 충분히 팍팍팍팍 할 수 있는 것들인데 미루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뭐 후일 걱정 없이 하고 싶다는 마음인 것, 우선순위에 따른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좀 나 스스로 어리석다. 로또 1등 되고 싶어서 잉어 생각하면서 잠들기도 했는데
사업에 투자하지는 말아야지. 내 능력을 돈과 치환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로또 1등 기원 글 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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