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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daegeon Mar 27. 2023

재미를 차지한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 · 웹소설 시장에 대해

스마트폰이 있기 전까지는,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뭘 그렇게 많이 보고 있는지 몰랐다. 어쩌면 보고 싶었는데 보기 편한 수단이 없었고 그걸 스마트폰이 불편함을 해소해 준 게 아닌가 싶다.


이제 지하철을 타면 10명 중에 9명은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보고 있지 않더라도 일행과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고, 각자의 폰을 보고 있어 일행인 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모습에 큰 영향을 준 게 웹툰과 웹소설이 아닌가 싶다. 초기에는 가볍고 시간 낭비라는 시각이 많았던 거 같은데, 이제는 콘텐츠의 하나로서 옛 신문 수준의 위치에 오른가 싶다. 콘텐츠의 사회적 영향력은 모르겠지만, 사용자 규모와 시장성 측면에서는 확실히 앞선 것 같다.


<웹툰·웹소설 트렌드 리포트 2023, 오픈서베이>
https://docs.opensurvey.co.kr/report/opensurvey_trend_webtoon_2023.pdf


이 업계를 리드하는 기업 역시 우리나라 인터넷을 상징하는 두 기업이다. 웹툰과 웹소설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점유율은 엄청나다.


점유율 분포를 보면, 웹툰은 네이버웹툰 85.5%, 카카오웹툰 25.8% 카카오페이지 25.3%, 네이버시리즈 14.2%다. 그리고 웹소설은 카카오페이지 58.7%, 네이버시리즈 44%, 네이버웹소설 33%, 리디 10.7%다.


이 정도로 압도적일 줄은 몰랐다. 중복을 감안해도 네이버, 카카오가 다 하고 있다. 그나마 리디가 있지만 나머지 플랫폼은 거의 5% 이하다. 네이버웹툰은 10~20대의 이용률이 독보적으로 높아서, 10 ·  20대 80% 이상, 특히 10대는 85% 라고 하니 말 다했지. 데이터를 보니 혁신적인 기업 선정될만하다 싶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82023.html

 

사실 네이버, 카카오가 콘텐츠를 잘 소비자에게 서비스해서 시장을 장악한 것인지, 그냥 두 기업이 인터넷 업계를 독점 수준으로 가지고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웹툰 · 웹소설까지 장악한 것인지 선후관계야 애매하지만 아무튼 웹콘텐츠 시장은 초록색과 노란색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또 두 기업이 잘해서 시장을 먹었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는 게 유료 결제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 때문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웹툰의 경우 10명 중 약 7명, 웹소설의 경우 10명 중 약 8명 이상이 유료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초기 시장의 모습을 떠올려볼 때 웹툰은 무료라는 시각이 많았다. 불법도 엄청 많았다. 그래서 유입된 것도 있다. 하지만 이제 절반 이상이 돈을 내고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건 서비스 사업자의 능력이 아니고서는 이 정도로 양성화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소비 금액도 높다. 웹툰의 경우 한 달에 약 12,000원, 웹소설은 그보다 많은 약 17,000원 정도를 지출한다. 이건 넷플릭스나 음악 스트리밍 수준이다. 음악을 듣듯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뜻이다. 


또 웹툰은 전년 대비 5000원 정도 늘었다고 하니 그 상승세도 장난 아니다. 나도 일주일에 한 번 쿠키 2개씩 써서 웹툰을 보고 있으니... 불법 유통도 점점 줄어들 것이니 앞으로 늘면 늘지 줄지는 않을 것 같다.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3032643281

 

동력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검증된 콘텐츠의 서비스화'라고 할 수밖에 없겠다. 하나하나의 웹툰 · 웹소설이 마치 IT서비스처럼 소비자에게 제공된다고나 할까. 


플랫폼 안의 베스트도전이나 기다리면 무료 같은 건 마치 서비스의 베타테스트 역할을 해서, 콘텐츠가 점점 날카롭게 소비자를 파고들게 만든다.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 연재 기간 동안 충분한 피드백을 받고 영화나 드라마로 실사화된다. 그렇게 대박이 이어지는 것이지.


마침 리포트에도 관련 통계가 나오는데, 웹툰 · 웹소설 이용자의 약 97%가 자신이 봤던 작품이 실사화되면 그걸 본다고 한다. 실사화된 작품을 본 사람이 웹툰 · 웹소설로 돌아가는 경우도 45%나 된다. 네트워크 효과도 일어날 테니 연속적으로 성공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걸 IP비즈니스라고도 하긴 하지만) 


이제 chatGPT가 일반적인 글을 포함한 콘텐츠는 다 만들어주니, 재미가 없으면 안 팔리는 건데 웹툰 · 웹소설 쪽이 그 재미로 만들어진 시장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성장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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