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탈리안잡> 리뷰
어젯밤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래저래 방황하다가 넷플릭스를 켰다. 유튜브 앱을 지운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넷플릭스 90분을 유튜브로는 450분 쓰게 된다.
눈에 걸린 건 2003년 미국 영화 <이탈리안 잡>이다. 분명 유튜브에서 결말 포함 요약으로 본 것 같다. 제이슨 스타뎀과 샤를리즈 테론, 그리고 에드워드 노튼의 젊은 시절이 보고 싶어서 클릭했다.
사실 영화 시작 10분이 지나지 않아 결말까지 기억났다. 유튜브 요약을 봤던 탓이다. 문제는 어떻게 그 결말에 이르게 됐냐는 건데, 그게 기억나질 않았다. 그래서 영화를 끝까지 봐야겠다는 의지? 가 생겨났다.
범죄 영화의 스토리 라인을 모범적으로 따라간다. 계획의 성공, 곧바로 이어지는 배신, 방황과 결심, 그리고 최후의 결전, 마침내 승리.
장면마다 터져 나오는 샤를리즈 테론의 매력은 '정말 어중간한 여자 조연으로 두면 오히려 영화가 잡아먹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났다.
이외에도 최고의 폭약 전문가, 컴퓨터 전문가, 자동차 전문가 등의 팀은 하나하나 괜찮았다. <이탈리안 잡>은 이 정도 영화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재밌는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영화. 비슷하다면, 최동훈의 <도둑들>이 있겠다.
이런 영화를 볼 때마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그건 훔친 장물 처리 과정이 매번 생략된다는 거다. 얼마짜리를 훔치면 얼마가 떨어지는지 말이다. 난 그게 궁금하다. 실수익!!
최근에 범죄영화에서 장물 처리의 중요성을 알려준 기막힌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그건, 역시 넷플릭스의 <칼레이도스코프>. 우리에게는 브레이킹 배드 치킨집 사장인 잔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열연한다. 이 <칼레이도스코프>에서는 훔친 장물을 처리해 주는 인물이 주인공의 파트너이자 주요 전개마다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에서 범죄 영화의 만들기도 쉽지 않겠다 싶었다. 도대체 뭘 훔쳐야 할지 모르니까 말이다. 하긴 직원이 횡령을 해도 몇 백 억 원씩 해 먹는 나라니, 굳이 몸 고생해서 범죄를 저질러야 할까 싶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