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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러 Sep 26. 2023

'행복하지 않다'고 말해도 되나요?

암튼 보면 나도 행복하고 싶어서 뭐라도 하고 싶게 만드는 영상 3개

행복에 대해 자주 고민한다. 행복하지 않다 느껴서 그런 것 같다.

왜 그럴까 따져보면, 결국 원하는 걸 가지지 못해서 그렇다는 쪽이다.

무릇 사람이란 가지지 못한 것을 더 많이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라 어쩔 수 없다.


물론 알고 있다. 사람들 다 고만고만하게 사는 거라고.

일상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거라는 걸.

하지만 남들 그렇게 사는 거, 나와 무슨 상관일까?


굳이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도,

나 스스로 정한 내 행복의 수준이 아니라 느낀다면

솔직하게 걍 '행복하지 않다'라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오늘도 묻는다. 나는 오늘 행복한 하루를 보냈을까?

일을 했고, 운동을 했고, 운전 중 사고도 없었고,

갑자기 비가 왔지만 잘 피했고, 노래도 흥얼거렸다.


그렇다고 해도 행복의 감정은 들지 않았다.

노력하는 하루였을지언정, 분명 행복한 하루는 아니었다.




이런 착잡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감하게 되면,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진다.


'뭘 하면 행복해질까?'


하긴 그걸 알았다면 질문도 던지지 않았겠지.


이럴 때마다 찾는 영상이 있다.

행복하다는 게 뭔지 모르겠는데,

암튼 이 영상을 보면 행복하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게 만드는 영상이랄까



1. 유엔빌리지에서 보는 강변북로 - 24시간 라이브


꿈의 한강뷰 아파트라지만, 그걸 왜 몇십억 주고 살까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살고 싶어졌다.

영상 속에서 해가 뜨고 지는 한강을 뒤로 멈추지 않는 차들을 바라보면서 세상에서 동떨어진 감각을 느낀다.

실시간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가깝게 가고 싶다.


이건 어떤 쾌락의 감정과도 이어진다. 사람은 자신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빠르게 주위가 변화하는 환경에 속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한다. 운전할 때 과속할수록 흥분하게 되는 이유도 이 감정과 비슷하다. 혼술 하면서 강변북로 라이브를 틀어 두면 술맛이 꽤 괜찮다.


https://www.youtube.com/watch?v=pVmMoyDwInQ




2. 대마초인지 담배인지 알 수 없는 걸 둘이 피면서 음악 트는 영상 - 1시간 30분


누군가 음악을 트는 걸 본다는 게 좀 어색할 수 있다. 특히 음악을 비쥐엠처럼 듣는 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나 역시 음악만 집중해 듣기 시작한 시점이 오래되지 않는다. 마치 스타벅스에서 커피만 마시지 않는 것처럼.


침대에서 뭐 하는 짓인가 싶지만 보면 볼수록 느긋한 감정을 들게 한다. 길게 이어지는 하우스 음악들 속에서 둠칫거리는 두 사람을 보면 뭐랄까 정말 저기가 나도 살고 있는 지구 행성인가 싶다. 그 손에 잡히지 않는 거리감이 도대체 알 수 없는 행복이라는 감정과 맞닿아, 나로 하여금 'I wanna happy moment'를 소리치게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MAyGBnVktE




3.2019년 마스터즈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 파이널 라운딩 영상 -  5시간 30분


사는 동안 꼭 가보고 싶은 대회가 있다면, 그중 하나가 마스터즈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코스는 아름답고 아름다워서 매년 같은 걸 보면서도 볼 때마다 감탄한다.


돈이 있어도 갤러리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마스터스는 갤러리 개념이 없고 패트론(후원자)이 있다. 입장권도 그들만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가려면 후원자에게 구매해야 한다. 그러니까 뒷거래를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식 추첨에 당첨되는 것이지만... 그 당첨 확률은 0.55%다.


그래서 행복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당첨되면 행복하겠다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된다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이게 파이널 라운딩 영상을 찾게 되는 이유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YbG8Zho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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