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또 세시가 넘었다. 남들처럼 살고 싶은 마음에 남들 잘 때 자고, 깨어 있을 때 깨어 있으려고 겨우 태엽을 돌려놓으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새벽 세시다. 결국 이렇게 되어 버릴 거 뭘 그렇게 아등바등했을까 하는 허무가 마음을 무너뜨린다.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쓴다. 글을 쓰며 조금씩 내 글의 소중함을 잃어간다. 어느 때에는 저장 가능한, 그러니까 브런치 사이트가 어느 날 폐쇄되더라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게 메모장에 적고 그걸 다시 브런치로 복사해 붙어 넣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쓴다.
결과형 인간이 된 탓이다. 그렇게 강박처럼 저장하려고 했던 글들은 잘 모셔뒀지만 실제로는 잃어버린 것에 가깝다. 잊어버렸다고 말해야 맞겠다. 가짜에만 집착하다가 진짜를 놓친 것이다. 차라리 글 자체를 쓰는 데에 집중했더라면, 어디에 뭘로 쓰든 신경 쓰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찬란했던 시절에 좋은 글을 많이 적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참 사는 게 아쉬운 것들 투성이다. 아까는 스타벅스에 있는데, 마음에 드는 이성을 봤다. '마음에 들었다면 말이라도 걸어봐.'는 드라마다. 적어도 내게는. 그냥 저 사람과 나의 엇갈린 운명의 길에서 잠깐 겹친 이 순간이 안타까웠다. 가능성보다 불가능성이 매일을 지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