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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벗 Jan 06. 2022

2021년에 내가 배운 것들

1년 동안 나는 조금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했을까

안녕하세요. 


전 알벗이라고 합니다. '함께 알아가는 벗'이라는 뜻이죠. 제 영어 이름인 알버트에서 따왔어요. 


오늘은 미뤄왔던 2021년 회고를 해보려고 합니다. 12월 31일에 약 3개월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바로 회고를 하고 싶었는데 이것저것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일을 쳐내다 보니 벌써 2022년의 한주가 다 되어가네요. 


2021년, 12개월, 365일 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제가 배운 것들을 '아퍼리즘'의 형태로 남겨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무기로 사용하고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분들과도 나누고 싶네요. 


본문에서는 '해요'체가 아니라 평서문으로 쓰려고 합니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쓸 수 있는 것 같아서요. 




2020년 말과 2021년 초, 난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까지만 하고 마치기로 결정한 후에 한국에 돌아와 전에 일하던 토론문화교육회사에서 프리랜서 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딱히 열심히 살았던 시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삶의 의지가 없었고, 우울증 진단을 받기도 했었고, 오랫동안 해왔지만 이제는 별다른 열정을 느끼지 못했던 강사 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된 것도 사실 내가 지원한 것이 아니라 지인이 제안해서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지금이야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왔기에 완전히 다른 시각과 감정, 그리고 페이스를 끌고 가고 있지만 그때야 마음속에 불이 꺼진 상태로 살고 있었다. 


친한 친구가 창업해 1년이 지난 시점이었던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1월, 그 후로 작년에 나는 다음과 같은 여정을 거쳤다. 


뉴미디어/교육 스타트업(6개월) 

- 시사 에디터로 뉴스레터와 웹에 올릴 콘텐츠를 만들었다. 

- 기획자료 직무를 바꿔 교육 서비스를 기획했다. 


구직기간(3개월)

- 본래 하던 강사/매니저 일을 받아 얻은 수익으로 생활했다. 

- 구직기간 동안 겪은 어려움과 나름대로 헤쳐나간 방법을 적으며 브런치에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2021년 상반기의 여정으로 나의 서사와 커리어 키워드를 만들었다. '지속 가능한 학습.' 


창업교육사의 콘텐츠 연구원(3개월) 

- 놀랄 만큼 나의 경력과 잘 맞고 내가 해온 일들을 인정해주는 회사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 회사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고, 나와 잘 맞지 않는 회사라고 생각해 퇴사하기로 결정했다. 

- 이 와중에 '일하는 사람의 성장 파트너'라는 새로운 미션을 발견했다. 이 키워드로 돌리기 시작한 프로젝트들 덕에 퇴사 후에도 무사히 안착해 다음 단계로 넘어왔다. 


현재

- 다음 주에 스타트업 면접 2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레알 스타트업이고 소셜벤처다. 

- 퍼블리에 글을 쓰고 있다.

- 커리어 코칭을 시작해 몇 번 파일럿을 돌렸고, 크몽에 올렸고, 소셜 섹터의 한 회사의 코칭 프로그램과 함께 하기로 했다. 

- 심리학 및 뇌과학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 내가 일했던 회사들에서는 계속 사이드 긱이 들어오고 있다. 다 망하더라도 길에 나앉지는 않을 것 같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만약 내가 불안정한 미래가 두려워 첫 번째 회사를 퇴사하지 않고 계속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 3개월 동안 다음 회사에서 겪은 성장통도, 새로운 커리어 키워드도, 지금 가져가고 있는 새로운 흐름도 모두 얻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내가 불안감이나 오기로 창업 교육사에서 나오지 않고 버텼다면 어땠을까? 아마 주말만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티는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내 마음속의 불과 창조적 자신감이 모두 꺼져버렸을 것이다.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가지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연초를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2021년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 아래 아퍼리즘 글귀는 뜨겁고도 차가웠던 2021년에게 내가 배운 지혜다. 다른 사람의 여정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인간은 좋아하는 일, 아니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어떤 일의 반 정도를 사랑하고 나머지 반을 견뎌낼 수 있다면 아주 운이 좋은 것이다. 반의 반도 사랑할 수 없다면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 한다. 


- 내가 하는 일로 회사와 내가 함께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회사는 나의 커리어를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함께 하기로 한 팀에서 월급만 축내서는 내 시간이 아깝다. 따라서 어떻게 회사와 나의 성장에 접점을 만들 것인지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 일을 사랑할 수 없고,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에 연결고리가 약하고, 팀에서 배울 것이 적다고 느낀다면, 과감히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 한다. 두려움, 불안감, 주저함에 낭비한 시간은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행을 준비해야 한다. 빠른 시행착오로 피드백을 얻거나, 궤도에 올려 다음 스텝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가게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불안, 주저함, 걱정은 모두 과감하게 스킵한다. 


- 중요한 것은 성과도, 돈도, 성공도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무조건 '성장'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 과정을 거쳐 내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커리어 비전과 미션에 부합하는 새로운 흐름이나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다 옳은 일이 된다.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강하게 할 뿐이다.'


- 사람들은 생각보다 콜드콜이나 적극적인 제안에 우호적으로 반응한다. 그의 니즈에 맞는 제안이라면 받아들일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무시하거나 거절할 것이다. 콜드콜에 주저할 필요는 없고, 상대의 니즈를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걱정할 필요도 없다. 


-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프레임 안에서 상황을 읽고 타인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이 진리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타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과거의 내가 부족한 정보에 기반해 내린 평가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으며, 나를 판단하거나 평가한 타인에게도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내가 사용한 방법, 취한 전략과 태도, 미세한 전술을 수정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강철 멘탈(unfuckwithability)을 유지하라. 


-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어라. 주변을 돌아보고 마음을 돌보라. 겸손하고 감사하고, 솔직하게 말하라. 


- 마지막으로, 삶이라는 여정, 커리어라는 길은 궁극적으로 그냥 하나의 게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성공할 때 웃으며 축하할 일이며, 시행착오가 있거나 실패한다면 부족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웃어넘기면 된다. 어차피 인생에 별거 없고, 난 대단한 사람이 아니며, 망하면 학원 강사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무해하게 사는 것이고, 자비롭게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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