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소고 11
죽음에 관한 소고, 열한 번째입니다. 오늘은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를 중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옆에 있어왔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의심조차 품지 않았던 것이 있다. 공기, 호흡, 중력, 내가 있다는 느낌, 이것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나한테 주어진 것이었고, 나를 구성하는 것의 일부다. 우리들은 당연한 것에 대해서 결코 의심을 품지 않기 때문에 삶의 비밀에 대해서 까막눈으로 살아간다. 사방에서 조여 오는 압박감은 잠들 때까지 형상을 짓누르는 중력으로부터 기인한다. 중력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바로 호흡으로 발현되며, 호흡은 생명이 산소를 공급하는 통로다. 우리들은 매 순간 호흡을 하면서도 호흡이 중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중력이 호흡에 얼마나 크나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모르고, 몸과 마음이 어떠한 식으로 서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지에 대해서도 무지해진다.
세포는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불편한 증상을 통증으로 전달한다. 대개 육체적 형상에서 통증으로 발현되기 이전에 마음 안에서 갖가지 번민과 고뇌, 부정적 감정 등을 일으킴으로써 산소 부족 증세를 호소한다. 산소가 충분히 온몸 구석구석 모세혈관의 말단 부위까지 전달되면, 마음은 충만함을 느끼기 때문에 어떠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고 고요하다. 생명 유지 활동에 지장이 생길 경우, 육체적 증상의 발현 이전에 마음의 일어남이 수반되는 것이다. 마음이 일어난다는 것은 고로 육체의 깊숙한 곳까지 산소와 에너지가 전달되지 못하다는 살아있는 증거에 다름 아니다. '통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처럼 세포는 죽지 않기 위해서 마음의 일어남을 통해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중력을 이겨내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복부의 뭉침 증상을 풀어줌으로써 배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야 한다. 배지압을 통해서 배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야 산소가 허베이부까지 전달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흉부를 열어야 한다. 이는 흉통을 크게 만드는 과정인데, 지속적인 중력의 영향력으로 짓눌려 있는 갈비뼈를 위로 들어 올려야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더 많은 산소를 흡입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형성하게 된다. 중력의 영향력에 짓눌려 있는 갈비뼈는 횡격막의 원활한 움직임을 방해하는 주된 원인이다. 그다음으로는 목 뒤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 이러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는 혈이 바로 옥침혈인데, 옥침혈이 뚫려야 비로소 몸은 깊은 호흡을 하기에 적절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여기서 깊은 호흡은 긴~호흡이 아니다. 깊은 호흡은 얕게 들이마시는 호흡으로도 많은 산소를 신체 구석구석에 공급할 수 있는 조건 하에서 이루어지는 호흡이다. 잠을 잘 때처럼 얕은 호흡만으로도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호흡 말이다. 앞서 말한 과정들은 척추의 이완과 척추가 중력과 나란히 수직으로 정렬되는 상태로의 이행 안에서 점진적으로 바뀌는 신체적 조건에 관한 것이다.
앎의 관점에서 이러한 신체적 조건의 변형은 나와 다른 것들을 수용하는 마음가짐으로부터 온다. 열린 마음은 구분하지 않으며, 나라는 아상을 내려놓기 위해 늘 호흡을 주시한다. 콧등이나 미간에서 주의를 내려놓지 않으면서 온전히 호흡만을 항상 최우선순위로 두는 마음은 분별을 내려놓음에 따라 더 많은 산소가 몸속으로 공급된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충만한 느낌은 만물을 향한 열린 마음으로부터 오며, 우리들은 자기 제한과 자기규정, 자기 정의로부터 자유로워질수록 더 많은 생명 에너지가 허공으로부터 신체 내부로 스며든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이처럼 깨달음은 육체적 형상이 만들어낸 색의 세계로부터 벗어나면서 마주하는 공의 세계다. 자기 비움의 결실은 위없는 행복의 실현이며, 극진한 자기 사랑은 생동감과 활기를 되찾은 생명력의 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