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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는 신이 없다.

신은 그대 안에 있다.

by 한자루



#베트남에서 #호이안 #그물 #신은 그대 안에
#1.

그물에는 아무것도 없다.
물고기 한 마리도,
신의 숨결도,
시간의 파편조차 하나 없다.
밤이면 강물만 출렁일 뿐
그물에는 아무것도 없다.

강에는 길이 없다.
길을 찾는 자에게
강은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물을 던져도 끝없는 기다림
강에는 길이 없다.

강에는 신이 없다.
신 없이 살아남는 자에게
신은 짐승처럼 펄떡이는 절망의 물결
강에는 신이 없다.

그물 속 시간의 매듭이 풀리고
어부는 다시 그물을 던지지만
강물은 조용히 흐를 뿐
신은 그물 속에 잠들지 않는다.
그물에는 영원히 아무것도 없다.

신을 구하는 나여.
신은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다.
신은 그대 안에 거친 물결을 헤치면서
영원히 펄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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