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의 진실과 거짓
#1.
오후의 첫 빛깔은 아마도
눈부신 회색일 테지,
빛과 어둠의 애매한 오후 3시의 한 끗 차이
회색 캔버스에 잦아드는
평온이 내려앉은 간판은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문일테지.
과거와 미래의 그곳에 반쯤 몸이 걸린
강아지의 난감한 한 끗 차이.
문 너머엔 또 다른 이야기,
사람들의 오고 가는 지나침에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발자국처럼 남아 있을 테지.
약간의 진실 그리고 또 약간의 거짓이
잘 섞여서 다시 분리될 수 없는
진실보다 더 진실 같은 거짓의 한 끗 차이.
어둠과 빛의 그 중간 어디쯤
오후 3시는 소소한 일상을
끝없는 상상과 현실이 뒤섞인 회색으로
차분한 시선의 가능성을 그리고 있을 테지.
애매함이 무한한 잠재력으로 변하는 마법 같은 시간.
오후 3시는 회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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