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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연금술사 Jul 22. 2024

함께라는 것

무딘 문장의 칼날들

#베트남에서 #사파 #함께해서 좋았던 #모든 작가님들께 감사


#1.

거짓으로 가득 찬 날것의 허세

겹겹이 허세에 쌓인 나를 보니

그대가 떠나던 뒷모습을 닮아 있었다.

말로는 다 못할 아픔 때문에 낡은 엽서 한 장에

눈물 번지는 편지는 늘 빈약한 초고였다.

거리를 서성이며 눈물로 쓰는 연서는

한 줄도 못쓰고 마침표를 찍는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는 어리석은 내 반성문.

소주 한잔 속에 팔 할은 눈물이었던 가난한 단어들과

가슴 시리게 슬픈 흔적들을 가리려고

허세를 부렸던 무딘 문장의 칼날들.

아무것도 베어낼 수 없었던 차갑게 식은 내 감정들.


#2.


돌아보니 저는 브런치 스토리에

미세먼지 같은, 

지구를 파멸로 몰아가는 비닐봉지들 같은

글들을 참 많이도 쏟아냈던 것 같습니다.

또 여기 마지막 선까지 왔네요.

함께해 주고 응원해 주신 작가님들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내가 봐도 한심했던 글들과 떨어지는 필력으로 반복되는 비슷한 이야기들

게다가 흔들리는 주제와 통일성 없는 내용들까지...

그럼에도 뻔뻔스럽게 또 새로운 시작을 꿈꿉니다.

가볍고 솔직한 글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이란 것이 하루아침에 변하는 게 아니니 또 수많은 좌절을 경험하겠죠.

그게 글쟁이의 운명이라는 어설픈 변명은 못하겠습니다.

글쟁이라는 거창한 명함이 내 지갑에는 없더라고요.

명함이 중요한 건 아니니 그냥 자칭 그렇게라도 불리고 싶었지만

아니면 어떻습니까?

쓰고 지우다 또 그렇게 마침표라도 찍어 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히 감사한 것이겠죠.


#3.

허접한 글과 사진에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작가님들과 일일이 댓글로 격려해 주시고 생각을 나눠주신 모든 작가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 엽서는 산책을 하며 찍은 사진들과 일상에 대한 단상을 짧은 글들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산책 코스가 단조로워 사진들이 다 비슷비슷하지만 매일 같은 곳을 가면서도 매번 달라지는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때로 이게 맞나 싶을 때고 있고, 이 길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 

헷갈리고 흔들리면서 앙금 같은 것들이 생각을 비만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허세의 가면을 벗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듯합니다.

글에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하는데 

돌아보니 글에 제대로 힘을 실은 적도 없었네요. 

그런데 무슨 힘을 빼겠다는 다짐인지 우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면서 가보려고 합니다.

어디까지 가든 작가님들과 함께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겠죠.

천천히 저와 같이 산책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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