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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기후 변화가 나비효과라고?

플라스틱, 극지방에 닿다

by 한자루


"나비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중국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미국에 허리케인이 일어난다"는 그 유명한 말입니다.

이 표현은 아주 작은 행동이 예상치 못한 거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 말을 떠올릴 때마다 자꾸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플라스틱입니다.

"내가 버린 플라스틱 하나가 북극까지 간다고?" 처음에는 믿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은 결국 지구 반대편까지 이동해 환경과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2019년, 북극의 빙하와 해양에서 대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북극 바다 얼음 1리터당 최대 12,0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확인했습니다.

이는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이 해류를 타고 북극까지 이동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더 놀라운 것은 2021년에는 북극의 눈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플라스틱들은 바람을 타고 대기로 올라간 뒤, 눈과 함께 북극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북극의 심해 퇴적물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저까지 침투해 생태계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플라스틱이 극지방에 도달하는 데는 두 가지 주요 경로가 있습니다.

강이나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해류를 따라 이동합니다. 특히 태평양과 대서양의 해류는 북극해로 연결되어 있어, 북미와 유럽에서 유입된 플라스틱이 북극까지 이동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북극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약 80%가 북미와 유럽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이동 경로는 공기를 타고 먼 거리까지 퍼지는 것입니다.

바람이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대기로 끌어올리고, 이 입자들은 비나 눈과 함께 지표면으로 떨어지면서 북극 같은 먼 지역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플라스틱이 극지방까지 도달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지역적 문제가 아닙니다.

북극은 지구 전체의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플라스틱의 존재는 이를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북극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햇빛을 흡수해 해수면 온도를 높입니다. 이로 인해 빙하가 더 빠르게 녹고, 지구 온난화는 가속화됩니다.

뿐만아니라 북극의 생물들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붕괴시키고, 종 다양성을 심각하게 위협합니다.


플라스틱은 처음 등장했을 때 혁신적인 발명품으로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습니다.

가볍고 튼튼하며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대가는 너무나도 큽니다.

세계적으로 매년 약 4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며, 그중 절반 이상은 단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입니다.

문제는 플라스틱이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플라스틱 한 조각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500년 이상이 걸립니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플라스틱 병 하나는 우리의 생애는 물론, 다음 세대에도 여전히 지구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겁니다.

게다가 플라스틱 생산은 기후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플라스틱은 석유를 정제해서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매년 약 8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8%에 해당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일회용품을 줄이자", "텀블러를 사용하자", "재활용을 하자"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로운 정보가 아닙니다.

문제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종종 거창한 해결책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천은 그렇게 거대한 변화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작고 구체적인 행동이 진정한 변화를 만듭니다.

텀블러를 들고 다니기 귀찮다면, 외출 전에 집에서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일회용 플라스틱 병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버리기 전에 "이걸 정말 버려야 할까?"라는 질문만으로도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새로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물건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것이 더 환경에 이롭습니다.


결국,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대단한 발명이나 거창한 계획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작은 선택과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다음번에 플라스틱 병을 사용할 때, 혹은 일회용 빨대를 들기 전에 잠시 멈춰 생각해보세요.

"이 작은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우리의 일상적 선택이 지구에 나비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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