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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돈의 신 20화

22. 우리는 왜 시간을
가난하게 쓰는가?

시간과 돈, 무엇이 더 귀한가?

by 한자루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 뒤에는 사실 돈보다 더 근본적인 욕망이 숨어 있다.
바로 시간에 대한 자유, 그리고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런데 묘하다.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바치고, 시간의 자유를 얻으려다가 시간 자체를 잃는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돈과 시간 중, 진짜 귀한 건 무엇일까?


돈은 잃었다가도 다시 벌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어제는 다시 오지 않고, 오늘도 눈 깜짝할 사이에 내일로 흘러간다.

우리는 종종 “시간이 돈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은 절반만 맞다. 실은 시간이 돈보다 훨씬 더 귀하다.

돈은 보관할 수 있지만,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
돈은 남에게 줄 수 있지만, 시간은 대신 써줄 수 없다.


시간이 그렇게 귀한 자산임에도 우리는 종종 시간을 아무렇게나 쓴다.
스크롤을 멈출 줄 모르고, 마지못해 하는 회의에 두 시간, 의미 없는 관계에 또 몇 시간.

왜 그럴까?
시간은 통장에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은 그 가치를 잊기 쉽다.

게다가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의 가치를 깎는 데 익숙해져 있다.
시간은 ‘팔아야 할 것’이 되었고, 돈은 ‘쥐어야 할 것’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을 잃고, 돈을 좇는다.


어떤 사람은 수억 원을 벌지만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스케줄에 쫓긴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데도 자기 시간이 없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많은 돈은 없지만 자신의 리듬대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는 일하는 시간도, 쉬는 시간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삶이 더 부유한가?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결코 게으름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건 오히려 삶의 방향을 자기가 결정하는 힘이다.

진짜 부자는, 시간을 사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시간 안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채우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다.”
하지만 이 말의 본질은 ‘내 시간을 내가 쓰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렇다면 목표는 돈이 아니라 시간을 얻는 삶이 되어야 한다.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우리는 수단을 위해 목적을 잃게 된다.


시간을 쓸 수 있는 삶,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여유, 시간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관계

이것들이 돈보다 오래가는 자산이고, 진짜 부자의 징표다.


돈은 삶을 바꿔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래서 진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내 시간을 누구의 방식으로 쓰고 있는가?”


시간을 벌기 위한 돈이 아니라,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을 위해 살아가는 것.
그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부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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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