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사람을 ‘이슈’로 만들었는가
그날 아침,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찍었다.
누군가의 폭로, 영상 하나, 댓글 몇 줄. 그게 시작이었다.
그 사람은 '문제적 인물'이 되었고, 정오에는 이미 기사 수십 개가 쏟아졌다.
오후가 되자 요약 영상이 떠돌았고, 밤이 되면 아무도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기억하지 않았다.
실검은 사람이 선택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의도된 검색, 의도된 클릭, 의도된 확산의 결과다.
검색어 조작, 팬덤 주도의 키워드 띄우기, 어뷰징 기사, 바이럴 영상을 올리기 위한 전처리 작업
그 속에서 ‘이슈’는 더 이상 사실이 아닌 흥행 상품이자 사냥터의 신호탄이 된다.
누군가가 실검에 오르면 이름보다 해명이 먼저 따라붙는다.
직업보다 과거가 먼저 호출된다. 표정 하나, 말투 하나가 분석된다.
그리고 그 사람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니다.
설명할 수 없는 맥락은 ‘의심’으로, 방어적인 표현은 ‘거짓말’로, 침묵은 ‘인정’으로 읽힌다.
결국 그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 된다.
‘왜 사라졌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바이럴은 속도를 중시한다. 하루 동안 가장 많이 소비된 사람이 가장 빠르게 소모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그래서 실검 1위에 올랐던 이름은 불과 며칠 후에는 잊혀진 이름, 해명 없이 휘발된 이름, 혹은 사라진 사람이 된다.
그 사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를 띄운 사람도, 확산시킨 사람도, 침묵한 플랫폼도.
온라인은 숙고를 방해한다.
댓글을 보기도 전에 추천수가 보이고,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 짤이 돌아다니고, 사람을 이해하기 전에 판단하게 된다.
우리는 무수한 사건을 본다.
하지만 그 사건들이 한 사람의 삶이라는 걸 상상하지 않도록 설계된 공간 안에서.
그 순간 실검은 정보가 아니라 폭로의 예고편이 된다.
사람은 왜 설명해야 하는가? 우리는 매일 스쳐 지나간다.
누가 욕을 먹고, 누가 퇴출당하고, 누가 사라졌는지.
그런데도, 그 중 누가 사실 억울했을지, 어떤 맥락이 있었을지, 이슈 뒤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는다.
실검은 말해주지 않는다. 어떤 말이 진실이고, 어떤 말이 살인이었는지.
실검 1위는 주목이 아니다.
그건 경고다. “이제 이 사람을 소비해도 된다”는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