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켐프, 마음에도 휴식의 장소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마음에도 낡았지만 편안한 의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어쩌면 가장 단순하고 직접적인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누구라도 알고 있고 공감하고 마음 한 구석에서는 정말로 원했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마음이 진정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 말이다. 그것이 가족이나 친구일 수도 또는 낯선 사람이거나 취미, 여행 또는 다른 무엇인가 일 수도 있고 단어 그대로의 자신만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단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이들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비밀스러워야 하며 굳이 가족이라고 한들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나 하나라고 하는 어쩌면 이기적인 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의미의 장소를 말하기도 한다.
노숙인이 되고 싶어서 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사정이 있거나 스스로가 돌아가고 싶지 않거나 진정 돌아갈 곳이 존재하지 않아 수행하는 역할일 뿐일 것이다. 육체적인 노숙이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듯 마음도 쉴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을 반복한 채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다면 의지할 곳이 없는 낯선 곳에서 잠이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인생을 미로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눈 앞의 장벽은 높기만 하고 길을 쉽게 보이지 않으며 어디로 가야 할는지 목적과 갈피를 잃어버린 체 분노와 좌절, 커다란 골목길을 돌아섰을 때 기쁨과 환희를 반복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의 햇살이 비치는 것만이 아닌 듯이 누구나가 인생의 목표와 목적이 뚜렷한 삶은 살아가는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때론 방황하고 길을 잃어버리며 지금까지 찾아왔던 길을 되돌아 처음의 의욕과 욕망, 의지를 기억하기 위해 원점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굴뚝같이 샘솟을 때도 있다.
미로를 해쳐 나오는 방식은 여러 가지이다. 금수저와 흙수저의 이론에 빗대어 좋은 부모나 스승이 찾아놓은 길을 쉽사리 찾아가는 사람도 일반적인 미로 찾기의 방식처럼 끝없는 열정으로 한쪽의 면을 끝까지 믿고 달려가는 자수성가의 사람이나 자신의 감이나 행운으로 길을 찾는 사람도 지나가는 낯선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때론 반칙과 변칙으로 벽을 뛰어넘어 해결점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물론 대부분이 사람들은 다수가 찾아가는 길을 쫓아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대다수일 것이며 분명 낙오자나 길가에 주저앉아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눈에 띌 것이다.
단언컨대 인생이라는 긴 터널은 하나의 미로로만 규정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의 문제는 아닐 것이며 하나의 미로의 결승점에 도달하였다고 한들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할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번 미로를 해쳐왔던 사람이라면 다음의 미로를 해쳐 나아가는 것에 있어서 자신만의 노하우와 이점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이는 조금은 손쉽게 그것을 해쳐 나아가는 것에 도움을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점들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인생이 미로는 하루나 며칠 정도로 풀 수 있는 단기적인 것들부터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들도 때론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인간의 재능으로는 절대로 풀어낼 수 없는 미로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최초의 히말라야를 등반하고자 하였던 등반가들은 정상이라는 목적지를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는 달음질을 하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근 등반의 경우 특정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날씨와 환경, 인원에 따른 계획을 설정하고 위험의 요소나 날씨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계획을 변경하여 정상이라는 목적지를 정복해 나아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만일 환경의 변화에도 미동 없이 초기의 계획을 무작정 실행하고자 강행하거나 베이스캠프나 위험에 따른 안전지역 및 안정장구를 구축하지 않은 체 단기적 목적을 위해 무리하게 일정을 수행하는 경우라면 어떠할까?
행복한 가정이거나 이상적인 주택, 안락감을 줄 수 있는 편안한 형식의 공간은 아닐지언정 누구에게나 마음의 의자 하나, 베이스캠프 하나쯤은 존재하여야 한다. 그곳이 집을 그리워할 만큼 불편한 공간일지언정 목표치를 향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는 공간이며 자신의 현 상태와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때론 돌아가야 한다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공간이고 다음 날이 되었을 때 힘들지만 지친 마음에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 있고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내닫을 수 있는 출발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위안이나 힐링이라는 명목의 문화로 성공한 위인들의 단편적인 일생의 모습이나 '힘내'라는 응원, 전혀 반대로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 등의 메시지들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그런 것들이 마음의 위안을 찾거나 다시금 의욕을 불러들이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는 없으나 당신의 마음이 쉴 수 있는 낡았지만 편안한 의자 또는 굼벵이 마냥 쪼그리고 누울 수 있는 베이스켐프를 대신 구축하여 줄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존재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마음에 귀를 기울여라. 당신이 위안을 얻을 수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때론 계획을 변경하고 목적지를 향한 의욕을 꺾이지 않을 수 있는 장소와 방법, 공간을 찾는다면 당신은 어느덧 정상의 자리에서 해맑은 표정으로 미소 지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