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대학원생]
서류? 면접? 수강신청???

다시 학생이 되었다

by 김코알라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지방자치전공으로 진로를 정하고 나니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직장을 다니며 야간 특수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독자들이 있을 텐데, 각자가 원하는 학교와 전공이 어떤 전형과 어떤 서류를 요구하는지 미리 파악해둘 필요가 있겠다. 이리저리 찾아본 바, 대학원에 따라 학업계획서-연구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전공에 따라 영어를 비롯한 공인 외국어 점수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도 필자가 지원한 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는 별도의 학업-연구 계획서나 영어 성적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유웨이를 통해 온라인 원서 접수를 진행하고, 학부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재직 및 경력 증명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됐다. 무슨 대학원이 계획서나 어학점수도 요구하지 않는가 싶겠지만, 직장을 다니며 만학의 꿈을 꾸는 30대 이상 '어른'들이 대부분인 만큼 허들 자체가 좀 낮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기타 서류 등을 모두 취합한 뒤 우체국에서 등기로 발송하기만 하면 끝. 고3 시절 대학교에 수시 지원할 때는, 필자는 입학사정관제도의 첫 수혜자였기 때문에, 본인의 능력과 노력을 증명할 수 있는 온갖 자료들을 모두 정리해 제출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에 비하면 참으로 간편하다 할 수 있다.


원서접수기한으로부터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면접 안내 문자가 도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접은 ZOOM을 통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후기들을 보건대 대체적으로 5분~10분 정도의 짧은 면접이라고 하여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취업 면접 이후로 제대로 된 면접을 본 지가 몇 년이고 지난 마당에 나름대로 준비는 필요했다. 예상 질문을 고안해 예상 답변을 이렇게 저렇게 짜 보고, 괜히 집안에서 정장을 입어보고 했다.


면접에는 공공정책대학원 소속 교수 2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했고, 면접자는 나를 포함해 2명 즉 2대2 면접으로 진행됐다. ZOOM 입장 대기시간이 꽤나 길었는데, 혹시나 접속이 불량한 게 아닌가 우려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니 자동적으로 면접실로 이동했다.

면접 질문은 아래와 같았는데 달리 특별한 건 없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왜 우리 대학원-전공에 지원했나

▷석사학위논문을 작성할 것인가

▷전공 세부분야 중 어떤 부분에 집중할 것인가

▷기타 꼬리를 무는 질문들


압박 면접이랄 것도 없었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미리 준비를 좀 했다고는 하나 막상 눈앞에 닥치고 나니 말이 쉽게 잘 나오지 않았다. 내가 그래도 글과 말로 먹고사는데... 준비했던 답변을 시원시원하게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면접이 있고 약 2주가 지난 6월 25일 토요일, 공공정책대학원으로부터 합격 문자를 받았다. 면접 당시에만 해도 다시 학생이 된다는 게 그다지 와닿지 않았었는데, 합격 문자에 더해 등록금 고지서를 품에 안고 나니 실감이 확 났다. 역시 인간이란 눈앞에 돈이 왔다 갔다 하면 현실을 더욱 또렷하게 인식하는 것 같다.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은 면접과 마찬가지로 모두 ZOOM 화상회의로 대체됐다.

먼저 한상우 공공정책대학원장의 환영사와 각 학과 전임교수의 인사, 총원우회의 소개가 있었다.

이어서 대학원 행정팀의 학사 안내를 받았다. 비대면 오리엔테이션인 만큼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이용하여 하나하나 상세하게 다루었는데, 가장 기본적인 졸업요건에 대한 고지부터 온라인 수강신청 방법, 온라인 강의 플랫폼 사용법, 애플리케이션과 포털사이트 이용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학부를 졸업한 지 5년이 지나기도 했고, 전혀 다른 대학의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보니 적응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수대학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던 중에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이, 모두들 수강신청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학부 당시 '수강신청 전쟁'을 치렀던 경험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마시라! 특수대학원은 애초에 재학생 수가 적기도 하거니와 강의마다 수강인원이 여유롭게 설정되어 있어서 수강신청 전쟁은 없다. 물론 대학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이 그러하다. 느긋하게 실라버스를 훑어보고 본인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글을 쓰고 있는 오늘 31일. 드디어 개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부쩍 서늘해진 공기와 주룩주룩 내리는 가을비에 계절이 바뀌어감을 느낀다. 어쩌면 내 인생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처음 마음먹은 대로 잘 해낼 수 있을까, 내 머리로 잘 따라갈 수 있을까, 논문은 또 어떻게 쓴담?... 여태껏 그래 왔듯이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없을 테다.

앞으로 2년 반, 내 이름으로 된 학위 논문과 멋들어진 석사모를 손에 넣을 때까지, 한 번 힘내 보겠다.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생각이며 소속사 및 특정 집단과 관계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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