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차도 청소가 필요하다

by 유자와 모과

누구나 자신만의 특기가 있다. 가족 모두가 인정하는 내 특기는 청소다. 나는 청소를 잘할 뿐만 아니라 좋아하기도 한다. 가구들 표면 위와 방바닥에 먼지 한 점 없고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놓여 있는 것만큼 아름다운 풍경도 드물다. 우리 집은 하루 중 23시간이 쾌적하고 청결한 상태를 유지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운전을 하다 보니 관리해야 할 집이 또 생겼다. 자동차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작은 집이다. 밤낮 상주하는 집이 아니기에 매일 청소를 할 필요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보살펴 줘야 한다.


내부부터 살펴보자. 차 안의 공기는 밀폐되어 있기에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오염되어 있다. 차를 탈 때마다 양쪽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자동차 내부는 플라스틱 덩어리다. 대시 보드는 PVC 소재(플라스틱)로 덮여 있고, 내장재 역시 비닐이나 플라스틱 재질이 많다. 플라스틱은 딱딱하기에 제품을 만들 때 성형하기 쉽도록 가소제라는 물질을 첨가한다. 문제는 가소제가 간과 신장에 암을 유발하고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는 데 있다. 가소제는 실내 온도가 높아질수록 방출도 증가한다. 여름에 바깥에다 차를 세워둔다면 공기가 순환되도록 유리창을 조금이라도 열어놓아야 한다.

에어컨 필터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교체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차량은 필터를 직접 교체하기 쉽게 되어 있다. 신발이 닿는 매트 역시 지저분해지기 십상이다. 매트 위에 먼지나 모래가 차곡차곡 쌓이면 결국 운전자의 코와 입으로 들어가게 된다. 젖은 우산을 실내 바닥에 내려놓으면 발판에 젖어 들어 악취를 내뿜는 원인이 되니 매트가 젖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한다. 나는 이 주에 한번 깨끗한 청소용 수건을 물에 적셔 꽉 찬 후 차 안을 닦아 준다. 머리받이를 끝까지 올리고 천장, 대시보드, 등받이, 시트, 콘솔박스 등 손이 닿는 모든 부분을 닦는다. 그리고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더 닦아준다. 부품들 틈새에 과자 부스러기가 있다면 버리는 칫솔로 살살 쓸어낸다. 매트도 걷어 탈탈 털어준다. 한 달에 한 번은 셀프 세차장에 들려 먼지 터는 기계에 매트를 넣어주고 강력 진공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하는데 단 돈 천 원이면 충분하다.


내부 청소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항상 밖에 노출되어 있는 차체 외부다. 차량이 습기가 많은 해안가를 자주 달리거나 고온에 오래 노출되어 있으면 부식되기 쉽다. 또한 특정 부위가 장시간 젖어 있거나 제설제나 방진제가 뿌려진 도로를 주행하면 외부 부식이 가속된다. 운전을 하다 보면 자갈이 튀거나 작은 사고에 의해 코팅막이 손상될 수도 있고 바디 패널이나 구멍으로 흙과 이물질이 들어가 부식될 수도 있다.

스톤칩(stone chip)은 앞 차의 타이어에서 튕겨 나온 작은 돌이나 화물차의 낙하물이 차체에 부딪혀 도장이 찍히거나 떨어져 나간 분위를 말한다. 도로를 달릴 때는 차간 거리를 최대한 넓게 유지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남편 회사 동료는 며칠 전 어이없는 스톤칩 사고를 당했다. 출근길에 고가 다리 아래를 지나는데 다리 위에서 작은 돌멩이 하나가 조수석 유리창 쪽으로 떨어졌다. 톡 떨어진 돌멩이가 한쪽 유리창을 빠지직 깨버려 창 전체를 갈아야 했으니 억울할 만하다. 스톤칩은 차를 타다 보면 아무리 조심해도 언젠가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스톤칩 부위에 도장이 떨어져 나가 철판이 노출되었다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철판에 녹이 생기고 녹이 생기면 복구가 더욱 피곤해지니 가능하다면 발견 즉시 페인트를 바르는 것이 좋다. 터치 업(touch-up) 붓 페인트는 긁힌 도장면에 발라 부분적으로 보수하는 용품으로 차에 비치해 놓으면 마음이 편하다. 단 붓 페인트를 바를 땐 매우 신중한 자세로 아주아주 살짝만 발라줘야 한다.

차체에 충격을 주는 요소는 스톤칩뿐만이 아니다. 짱돌만큼 강력한 위험요소가 있으니 그건 바로 새똥. 새똥에는 요산 성분이라는 게 있는데 PH3.0~4.5의 강한 산성도를 가지고 있다. 부식성이 강해 새똥을 맞은 채 오래 방치된 차는 새로 도색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나는 새똥의 무서움을 안다. 2019년 호주 여행을 갔을 때 놀랍게도 새똥을 세 번이나 맞았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계단, 패러데일 동물원, 멜버른 로얄 보타닉 가든 티 하우스에서다.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 여행 노트에 정확히 써 놨다. 새똥 냄새는 지독하고 잘 지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새똥은 발견하는 즉시 제거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새똥이 이미 말라버렸다면 조심해서 닦아내야 한다. 새똥에는 모래나 딱딱한 결정체가 섞여 있을 수 있다. 도장 표면에도 갖은 먼지들이 달라붙어 있기에 그냥 문지르면 상처가 나기 쉽다. 우선은 물을 충분히 적신 키친타월을 새똥 부위에 지그시 눌러놓는다. 잠시 후 톡톡 두드리며 떼어낸다. 몇 번을 반복한 후 마른 키친타월로 닦아내면 안전하다. 자나 깨나 새똥을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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