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빵 부스러기를 찾아라

by 유자와 모과


<헨젤과 그레텔>이란 독일 동화가 있다. 옛날 옛적에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남매가 살고 있었다. 아빠는 가난한 나무꾼이었고 엄마는 새엄마였다. 먹을 식량이 부족해지자 새엄마는 아이들을 숲속에 버리기로 계획한다.

우연히 계획을 알아챈 헨젤과 그레텔은 밖으로 나가 하얀 자갈을 모은다.


다음날 남매는 새엄마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며 중간 중간 자갈을 흘려둔다. 나중에 땅에 놓인 자갈을 따라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들이 집을 찾아오자 깜짝 놀란 새엄마는 자갈을 주우러 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가 버린다. 다음날 아침 새엄마는 남매에게 식량으로 빵 한 조각을 주고 다시 숲으로 데려간다. 남매는 예전처럼 길을 표시하기 위해 빵 조각을 조금씩 떼어 길에 뿌려두지만, 새들이 빵 조각을 먹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숲에서 길을 잃고 만다.


부모님은 헨젤과 그레텔도 아닌데 여기 저기 빵조각을 흘리고 다닌다. 부모님이 어제 무얼 먹었는지는 방바닥만 살펴보면 즉각 알 수 있다. 어제는 냉장고 근처에 떨어져 있는 작은 밤 한 톨을 발견했다.


“엄마 밤 삶아먹었어?”

“응. 작은 고모가 저번에 준 밤이 아직 많이 남아서. 어제 쪄서 밤죽 해 먹었어. 엄청 맛있더라. 너도 좀 가져가라.”


컴퓨터 책상 아래에는 주로 과자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다. 지난주까지는 건빵이었는데 이번 주는 다른 종류의 과자다.


“아빠 과자 새로 산 거 있어?”

“응. 지마켓에서 오란다 샀다. 부드럽고 맛있네. 너도 좀 가져가라.”


거실에 놓인 소파 아래에는 죽염 알갱이나 까만 환들이 두세 알 굴러다닌다. 분명 내가 어제 청소하고 갔는데... 식탁 밑 풍경은 굳이 묘사하지 않겠다.


엄마는 물건도 금세 잃어버리는 편이라 집안 곳곳에 돋보기를 놓아둔다. 세어보니 총 다섯 개. 돋보기는 거실, 식탁, 안방, 서재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돋보기가 사라졌다며 찾는 걸 보면 아직 개수가 좀 부족한 것 같기도 하다. 볼펜도 방마다 놓여 있다. 아빠는 부지런히 볼펜을 구입해서 필통에 꽂아놓지만 엄마가 볼펜을 사용한 후 아무데나 던져놔서 하루가 다르게 줄어든다. 며칠 후 서재에서 들려오는 아빠의 한탄소리.


“아. 볼펜이 그렇게 많았는데 다 어디로 갔지?”


어느 날 부모님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다. 운동을 가셨나보다. 그전에 무얼 하고 계셨는지 부모님이 남긴 빵부스러기를 찾아볼까? 엄마 돋보기가 현관 수납장 위에 올려져 있다. 나가기 직전까지 신문이나 책을 읽으셨나보다. 이를 증명하듯 거실 탁자에 신문이 활짝 펼쳐져 있다. 중문을 여니 사탕 껍질 하나가 문가에 떨어져 있다. 목 캔디다. 운동을 하러 간 게 확실하다. 아빠는 사탕을 싫어하니 엄마가 일월 저수지까지 가는 길에 상쾌함을 느끼려고 사탕 한 알을 드셨겠지.


아빠는 무얼 하다 가셨을까? 서재에 들어가니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이 낮게 내려와 있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거나 뉴스 기사를 읽을 때는 주로 서 계시니 아마 책상에서 뭔가 메모를 하거나 핸드폰을 보다 나가셨나보다. 가만, 의자가 창문 쪽을 향해 놓여 있네. 그렇다면 그전까지 글을 쓴 후 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한 게 분명하다.


부모님 집에서 증거를 수집하며 추리하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부모님은 내 손바닥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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