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다니는 은진이가 카톡을 보내왔다.
사순절 기간에 TV 시청을 하지 않고 말을 절제하겠단다.
오감을 절제하고 싶다는 친구에게 그러지 말라고 했다.
은진아. 너는 수녀가 되어야 했는데...
2024년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을 기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부활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올해 부활주일은 3월31일이다.
부활 주일 40일 전부터 사순절이 시작된다.
일요일은 제외라 2월14일부터 3월30일 까지다.
은진이는 매년 사순절을 잘 지킨다.
나는 매년 사순절을 대충 지킨다.
교회마다 사순절 기간 행사가 다르다.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부활절 일주일 전에 특별 예배와 새벽기도를 드렸다.
올해는 그게 확장되어 40일 새벽기도를 한다.
20일부터 시작이다.
평소라면 듣고 흘렸을 거다.
새벽기도를 어떻게 매일 나가. 날도 추운데.
지난 세월동안 새벽기도를 며칠 이상 해본 적이 없다.
부모님은 어떻게 평생 새벽기도를 하셨을까?
어릴 적 새벽마다 일어나는 부모를 보며 목회자는 참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전날 무슨 일이 있어도 다음날 새벽에는 강단에 서서 말씀을 전하고 기도해야 한다.
새벽기도 때문이라도 목회자 사모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상하게 이번에는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흔 넘도록 새벽기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나에 대한 부끄러움?
걸어서 교회까지 10분이면 간다.
의지만 있으면 된다.
지방 갈 일이 있어 한 두 번 빠져야 한다.
그걸 제외하면 모두 참석할 거다.
당당하게 은진에게 카톡을 보냈다.
나도 40일 새벽기도 참석할 거야. 사순절 지나고 따뜻한 봄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