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영화 보는 남자 8월 마지막 주
매주 개봉일에 영화를 몰아보고,
영알못도 이해하는 쉬운 리뷰를 씁니다.
‘매주 영화 보는 남자’
8월 마지막 주
Q. 상당수 영화관에서 이미 종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전국 멀티플렉스에서는 다 종영했지.
지금 보려면 IPTV에서 보거나 다운로드 받아야한다. 개봉한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됐으니까.
2주 전인가? 5만 관객 돌파라는 경사가 있었는데, 오늘 기준으로 78,252명. 8만에 약간 못미치는 성적으로 10만 관객 돌파를 못했다. 아쉽다.
Q. 아쉬워하는 이유가,
이 작품만한 데이트영화가 없다고 생각해서라고?
자고로 내가 생각하는 좋은 데이트용 영화는 ‘보면서 함께 웃을 수 있고, 보고나서 부담없이 가볍게 이야기거리가 되어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딱 이 영화가 그렇다. 빵빵 터진 장면도 많았고, 서촌이랑 남산 배경이라 이쁜 곳도 많이 나오고. 그리고 주인공 심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 수도 있는 영화라. 데이트할 때 이 영화를 딱 예매해놨으면 센스있는 남자로 점수 따는 거지.
Q. 아주 그냥 칭찬을 아끼질 않네?
응 영화가 정말 재밌거든.
올해 봤던 영화 가운데 가장 상큼하고 통통튀고 귀여운 영화였다. 나만 그런게 아닌게, 구독 중인 영화잡지 매거진M에서도 <최악의 하루> 관련 기사가 4주째 나오고 있더라.
그만큼 응원하고 싶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Q. 왜 때문에 영화가 상큼하고 통통튀고 심지어 귀엽던가.
일단 영화가 여성 관객들이 좋아하는 부류의 영화다. 내용에 분위기하며 나오는 장소들까지.
Q. 여성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라?
진짜 여성분들, 기분 다운됐을 때 혼자 영화관 찾아가서 보면 기분좋게 나올 수 있는 영화다.
진실과 거짓말 사이를 줄타기하면서 지금 만나는 남자, 전에 만났던 남자, 그리고 오늘 처음 본 남자 이렇게 세 남자를 오가는 한 여자의 ‘최악의 하루’를 그린 이야기다. 주인공인 한예리 배우가 연기를 너무너무 잘한 것도 있지만, 있을법한 이야기라 몰입도도 좋고. 아 몰라 그냥 재밌다. 또 보고 싶어. 영화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Q. 그래서 요즘 한예리 배우에 빠졌다면서.
진짜 연기가 기가 맥힌다.
JTBC <청춘시대>를 아직 못 봤는데, 찾아서 보려고. <해무>, <사냥>같은 영화에서 다소 특이한 역할만 맡다가 이런 청순한 역할을 맡으니까 신선하고 좋았다. 잘 어울리더라. 극 중 여주인공 은희 직업이 배우인데,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못하면서 남자들을 만날 때는 가증스럽게 연기를 한다는 것도 한예리 배우가 정말 잘 살렸다. 인터뷰에서 보니 '이 작품에서 자신의 상큼하고 새침한 여자의 얼굴이 발견되길 바랬다'던데, 성공인거 같다.
축하해요 한예리 배우.
Q. 영화 특유의 분위기는 뭐였나.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바뀌는 때에 찍은 거 같더라. 딱 요근래 날씨지. 그래서 요즘 보면 더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영화 보고 나서 영화에 나왔던 장소가면 똑같은 분위기 그대로 느낄 수 있을테니까. 영화 때깔이 고운 탓도 있고. 두 남녀가 큼직한 나무들의 잎으로 우거진 밤의 남산 산책로를 거니는 마지막 장면도 너무 좋았다. 나도 밤에 남산 산책로 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라.
Q.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뭘까.
여주인공 은희가 어떤 남자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행동이나 말투를 통해 조금씩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꽤나 흥미로운 설정이라 생각한다.
Q. 맞다. 나도 극 중 하루동안 세 남자를 만나면서 다소곳하고, 매달리고, 거짓말하는 등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여주인공 은희가 재미있었다.
그러면 이러한 은희를 나쁜년이라고 봐야할까?
아니. 나쁜년은 아니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도 '은희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고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지. 물론 은희가 겪는 상황에 그것을 조롱하는 감독의 시선이 들어있는 건 분명하다. 그치만 조롱 자체를 타자화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닮은 면, 내가 겪은 상황을 섞었다는 감독의 말이 영화를 보고 나니 이해가 팍 되더라고. 무릇, 사람이 살면서 (특정 이성을 만나고 있다고 해도) 소위 말해 '흔들리는' 어떤 이성을 만나게 되는 상황이 자연히 생기게 된다 생각한다.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고. 챗바퀴같은 삶을 살지 않는 한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건 그 상황에서 생각을 넘어 어떻게 행동하냐가 중요하지.
Q. '세상의 모든 은희와 함께 보고싶은 영화'라는 감독의 말에 격히 공감한다며.
격공이지. 정확히는 '지금 은희이거나, 한때 은희였던 적이 있는 사람들, 자기 자신의 모순을 한 번이라도 느낀 적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진짜 영화보고 느꼈던 내 생각이랑 정확히 100% 일치한다.
Q.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크랭크인 이틀 전에 1억 5000만 원 투자가 무산되어 감독님이 전 재산을 털어넣었다 들었다. 이 영화 손익분기점이 9만 정도라고 하니, 겨우겨우 똔똔인 셈이지.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만들고 적어도 돈을 벌지는 못해도, 돈을 손해보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괜히 씁쓸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