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X그림책
요즘 MBTI가 유행해서 내가 가는 어떤 모임에는 소모임으로 그룹 지을 때 MBTI로 나누어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나는 사실 별자리, MBTI, 혈액형으로 사람을 간단하게 나누는 것들을 믿진 않아서 아무 생각이 없지만, 사람들은 같은 유형의 사람끼리 만나니 공감도 더 되고 편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가 MBTI를 안 믿게? 된 계기는 예전에 미술심리를 공부한 적이 있어서 전문가형 MBTI를 검사한 적이 있었는데 J를 제외하고는 E와 I 같이 두 가지로 나누는 것에서 점수가 애매하게 나와서 일 것이다. E가 53이면, I는 47쯤 나왔던가?! 그래서 이건 '나를 규정할 수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더랬지..
어쨌든 내가 가는 그 모임에는 슈퍼 I라고 대표될 만한 분이 대표를 맡게 되었다.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자신은 슈퍼I라서 어쩌구저쩌구 하셨다. 그래서 내가 "음.. 사유를 깊이 하는 분들이 대문자I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쉽사리 사람들에게 조언이나 이야기를 툭. 던지지 못하시고 말을 삼키는 성향?"이라고 말을 건넨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사유의 깊이를 이야기한 것 같은 그림책을 하나 가지고 왔다.
표지 글에는 '깊은 사유에 새로이 물성을 더하다'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은 간단한 우리의 일상에서의 생각에서 사유까지 깊이 탐구하는 그림책인 것 같다.
사실 정진호 작가는 장애이해교육에 쓸 그림책을 탐독하다가『위를 봐요!』라는 그림책으로 만났던 작가이다. 병실에 있는 한 아이가 사람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내가 여기에 있어요. 아무라도 좋으니... 위를 봐요!’ 하고 마음속으로 외치는데, 기적처럼 한 아이가 고개를 들어 그 아이를 쳐다보는 이야기였다. 이 그림책은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가 다시 따뜻한 마음이 퐁퐁 새어 나오는 것 같은 책이었다.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존재적 시각으로 세상과 사람을 보는 그런 그림책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따뜻함으로 서로 연결되는 책. 우리는 늘 시선을 두던 곳에 익숙한 곳에 시선을 둔다. 하지만 시선을 달리하면 세상도 달라 보일 것이다.
'어디에도 없다'는 노웨어(nowhere)에 띄어쓰기만 하면 '지금 여기에, 나우 히어(Now here)'가 되듯이 잠시 멀리 떨어져서 보면 기회는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 강영우 박사
시각장애인이었던 강영우 박사의 명언이 생각났다. 삶을 '조금 떨어져서' 보면 기회가 있다는 것을, 따뜻함이 있다는 것을 또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