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위해, 그리고 사랑받기 위해

특수교육X그림책

by 금이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그 순간을 알고 있다. 중학교 때 읽은 『어린왕자』였다. 어린왕자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의 그 카타르시스. 그 에너지가 아직도 나를 휘감고 있다. 이후 나는 동네 도서관을 아주 좋아하는 소녀가 되었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수없이 많은 책들이 있었고, 책장 사이를 거닐 때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그 책냄새를 좋아하는 중학생이 되었다.

그 『어린왕자』를 좋아하던 소녀가 커서 만난 그림책을 소개해 볼까 한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이라는 그림책이다.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거듭 생각하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곤 했던 찰리 맥커시라는 작가의 그림책이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책은 이야기 책인 것도 같고 명언집인 것도 같다.


작가는 우리에게 차 한잔을 놓고 이야기 나누듯 그림책을 시작한다. 그림책의 주인공 소년, 두더지, 여우와 말은 외로움과 두려움을 뚫고 만나 친구 사이가 된다. 그들이 함께 소년의 집을 찾아가며 모험을 겪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주인공들은 용기, 깨달음, 상처, 꿈 등에 대해 소박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은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 분명 삶을 이루듯 걸어가고 뛰어가고 나아간다.

우리 특수교육대상학생(장애 학생)들과 이 그림책으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먼저,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로 만든 애니메이션(아카데미 수상작, 단편)을 동영상 공유 앱으로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소년과 두더지의 만남, 위험하게 느껴졌던 여우와의 만남, 그리고 말의 응원까지 함께 보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 장면 뽑기'를 했다.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도 함께 명장면을 뽑아 보았다. 함께 수업 하는 옆 반 특수교사 선생님, 특수교육 실무원, 자원봉사 선생님까지.

아이스크림 초등 게임형 학습도구(욋지)로 한 명장면 뽑기


우리가 뽑은 최고의 장면의 대사를 공유해 본다.


"난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를 깨달았어."

소년이 속삭였어요.

"케이크 때문에?" 두더지가 물었습니다.


"사랑하기 위해." 소년이 말했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말이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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