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관한 이야기

삶X그림책

by 금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렸을 때 6•25 동란을 겪으며 피난민으로 살았었고, 일찍 결혼했던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사랑해 주지 않았었고, 4남매를 낳아 키우는 동안 지지리도 지난했던 삶을 살았던 그녀가 하늘로 돌아갔다. 함께 살던 사람이 죽었을 때 남은 자들은 함께 했었던 거기에 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느낄 때가 종종 있다. 할머니의 방을 쳐다보며 푹푹 들어오는 슬픔을 꾹-하고 눌러버리던 나는 그 때 강승민의 '나무' 라는 곡을 자주 들었었다.

강승민 - 나무 (Embrace,2010) M/V

'나무' 곡의 뮤직비디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를 드로잉하며 가사와 함께 한 장 한 장 이야기를 이어간다. 천국에 계실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이 곡을 들을 때면 우리 할머니를 처럼 나를 “괜찮다” “내가 너를 다 안다”하며 토닥여 주는 것 같았다.




1964년에 출판된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그림책이다.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그림책들은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하고 있나. 이 그림책은 나무의 "사랑"이야기이다. 우리가 알듯이 이 책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고 나무는 매일같이 사랑하는 소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소년이 나이 들면서 나무는 그에게 필요한 것 돈, 집, 배 등 을 자꾸 준다. 나무는 소년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며 행복해한다. 오랜 세월이 지난 어느 날 할아버지가 된 소년이 찾아오고, 아무것도 줄 게 없어서 미안해하는 나무는 자신의 나무 밑동을 소년에게 내어 준다는 이야기이다.


“언젠가 내 삶 다해 내가 쓰러진다해도 기억해 줘요 나의 사랑을” 하고 '나무' 노래의 가사는 끝난다.

나에게 전달된 이 말이, 가슴 속 언어가, 나무가 아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된 아이가 나무 밑동을 붙잡고 하는 말처럼 흐느껴졌다.


작가의 이전글사랑하기 위해, 그리고 사랑받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