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잘하던가 아니면 우직하게 꾸준히 오래 하던가."
둘 중에 나에게 어울리는 방향은 후자다. '우직하게 꾸준히 오래 하는 것.' 솔직히 후자를 선택한 것도 일편 전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글부터 영상까지 콘텐츠로 나를 알리고 나의 삶을 견인할 만큼의 수입을 빠르게 만들어 낼 만큼 전략적인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트렌드에 무딘 사람이다. 정확히는 트렌드를 굳이 따르려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듯하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금 '내 쪼대로 산다'는 게 일편 자신감의 표출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끝을 알 수 없는 불안한 걸음을 수용하겠다는 각오 또한 날마다 갱신되고 있다.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게 가장 행복한 삶의 여정이라고 믿는 나이기에 언제나 '쪼'를 따라 살아가는 삶에 대한 선택을 이야기하고 있긴 한데 작심 발언을 하나 해보자면, '내 쪼'가 밥을 먹여주는 건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혹여라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퇴사를 준비하거나 삶의 커다란 변화를 계획 중이라면 꼭 알았으면 하는 심정으로 이야기해 본다. 현실은 현실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4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면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 1년만 실행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1년을 지속한다면 충분히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 거라 믿었고, 역시나 4년째 그 마음은 지속되고 있다. 글쓰기 모임도 3년째, 팟캐스트도 3년째 지속하고 있을 만큼 1년의 분기점을 넘어선 것들은 대체로 꾸준히 오래 지속하는 편이다.
안타까운 건 이들 외에는 아직 이렇다 할 것이 없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충분한 수익으로 전환되는 것은 여전히 없다는 의미다. 최근 며칠 동안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지인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며 삶을 점검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론을 내린 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자'였다.
항상 이럴 때 느끼는 건데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내린 결론의 대부분은 가장 처음 먹었던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마치 시험 문제를 찍을 때 괜히 막판에 마음을 고쳐 먹으면 꼭 처음 찍은 게 답인 것처럼 삶도 대체로 그랬다. 그래서 다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돌아봤다.
글쓰기, 영상, 음악, 드라마, 수다. 이들의 공통점은 '창작 활동'이라는 점이다. '응? 수다가 무슨 창작 활동이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수다야말로 즉흥적인 창작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마주한 사람과 티키타카가 이어지기 위해선 순간순간 모든 경험과 지식, 지혜를 끌어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들을 찾았으니 그럼 이것들을 어디에 담아낼지를 결정할 차례다. 일단 글쟁이로서 나의 코어 플랫폼은 브런치라는 건 명료했다. 지금부터는 이것을 어떻게 가공하여 타 플랫폼에 콘텐츠로 만들어 낼 것인가에 집중하면 된다.
이제 남은 건 실행 단계다. 실행을 위해선 브런치 이외에 어떤 플랫폼을 먼저 공략해 볼 것인지를 정해야 하는데, 나는 유튜브를 선택했다. 숏폼보다는 미드폼 콘텐츠에 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더불어 내 입으로 말하긴 민망하지만 '목소리'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꾸준히 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영상을 찍고 업로드했다. 나름 온라인 생태계에 적응하고 살아간 지 4년인 만큼 조회수나 반응, 완성도에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업로드 후 5시간 동안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도 부끄러운 조회수에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사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편집에 살짝 공을 들였기 때문에 일말의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어차피 어떤 공식을 따를 것도 아니고 한 두 달 하고 말 것도 아니기에 조회수에 대한 생각은 빠르게 덜어내고 다음 영상을 준비했다.
글로 정리하고 보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매일매일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매일 내 글에 고이 담아놓은 나의 이야기와 생각을 요리조리 잘 퍼 나르기만 하면 된다. 이번에도 기간은 최소 1년 이상.
끝으로 혹여라도 제목 때문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대해 뭐라도 알고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사과드린다. 이제 첫걸음인 사람이 뭘 알겠냐만은, 그래도 최소 4년째 생존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개똥철학이 있어서 끄적여 보았다.
이 글이 발행되는 시점에서 1년 뒤, 과연 어떤 기록을 남기게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굳이 브런치에 유튜브 주소를 남겨두진 않겠지만 혹 어쩌다가 나의 영상이 스쳐 지나간 사람이 있다면 꼭 댓글 한 번 남겨 주고 가시길 조심스레 부탁드려 본다.
아무리 조회수 신경 안 쓴다 해도 ‘좋댓구알’은 다다익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