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작가는 곧 좋은 독자다
처음 퍼스널 브랜딩을 알게 되고 무엇인가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은 나의 성장 기록 또는 자기 발견 기록이었다. 이미 그런 기록들로도 자신을 브랜딩 한 사람들이 있기에 나도 가능할 줄 알았다. 게다가 마흔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뛰어든 판이니 나름 눈여겨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정말 탁월한 기획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어느 한 사람의 일상 기록을 통해 브랜딩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그저 무지에서 비롯한 착각이었고 한편으로는 자만에 불과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에 대한 기록 다음에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한다면 그에 합당한 압도적인 인풋이 전제되어야 한다.
<책 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의 저자 양원근 대표는 평범한 사람도 책을 쓸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쓸 수 있는 유형은 총 4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인생의 굴곡이 심한 사람들.
둘째, 원래 유명한 사람들.
셋째, 각 분야의 전문가들.
넷째, 이것도 저것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
이 중 눈길이 가는 것은 네 번째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이 부분에 속하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책을 출간하고 심지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양원근 대표의 답은 '엄청난 독서량'이다.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쌓고 수많은 저자와 대화를 나누며 사고를 확장시켜나가다 보면 점점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많은 저서들을 경험하며 모방과 재창조를 거듭하다 보면 한 권이 책으로까지 완성될 만큼 방대한 정보가 축적된다. 남은 것은 주제에 맞게 정리해내는 기획력이다. 여기에 직접적인 경험 사례가 더해지면 비로소 설득력을 더한 한 권의 저서가 완성된다.
최근 지인들의 출간 계약 소식을 하나 둘 듣고 있다. 종이책 출간 계약뿐만 아니라 전자책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경우들도 많이 보게 되면서 '무엇이 그들의 콘텐츠에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일까?' '어떤 점이 그들로 하여금 출간 계약에 이르게 하는 요인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독자들이 원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한두 번의 경험이 아닌 수년간 지속하며 시행착오를 딛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타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햇수를 거듭할수록 쌓이는 피드백과 경험치는 점점 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양원근 저자의 책과 지인들의 사례를 통해 지난 한 달 동안 나를 괴롭혔던 부러움이라는 욕망의 부산물을 떠올리며 생각을 곱씹어 보니 그 안에서 조금씩 선명해지는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언제나 주변을 맴도는 것 같은 기분의 가장 큰 이유는 나의 글에는 나만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껏 나에게는 독자가 불분명했다.
근래에 계속 머물러 있는 생각은 이 부분이다. '나의 독자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 '내가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평범한 나의 삶은 어떻게 누군가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여전히 쉽게 풀리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인풋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원인이다. 직접적인 경험이 부족하다면 간접 경험이라도 충분히 쌓아야 할 텐데 그마저도 이제 시작 단계니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멀다.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최근 집중하고 있는 독서와 살아온 세월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글쓰기로 자신을 브랜딩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마케터나 디자이너, 개발자와 같이 자신의 역량을 확연하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 커리어 또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경우보다 더욱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면 동시에 던져야 할 질문은 독자들이 원하는 글은 무엇일까여야 하지 않을까. 출판사 입장에서도 한 권의 책을 출간할 때는 그만한 비용 대비 실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산출에 따른 기대감을 전제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책을 쓰고자 한다면, 또는 팔리는 글을 쓰고자 않다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 스스로 채워 넣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필요가 있다.
좋은 작가는 곧 좋은 독자다